사회
군산 선유도에 흰발농게 63만마리 서식 확인…국내 최대 규모
입력 2019-11-03 10:26  | 수정 2019-11-10 11:05
흰발농게 / 사진 = 국립공원관리공단
서식 환경 좋아지며 최근 개체 수 급증


전북 군산시 선유도 일원에 멸종위기종인 흰발농게가 대규모로 서식하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군산시는 선유도 일원의 흰발농게 서식 실태를 조사한 결과 60만여마리가 사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3일 밝혔습니다.

달랑겟과 갑각류인 흰발농게는 우리나라 남해안과 서해안에 분포하며 일반적으로 모래와 펄이 적절히 섞인 혼합 갯벌에 주로 서식합니다. 갯벌 조간대(밀물 때 수면 위로 드러나는 갯벌)의 상부에 분포하는 등 서식 특성이 까다롭습니다.

수컷의 집게다리 한쪽은 다른 한쪽에 비해서 매우 크고, 암컷의 집게다리는 작고 대칭입니다. 해안 개발로 서식지가 파괴되면서 개체 수가 급격히 줄어 2012년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으로 지정돼 있습니다.

흰발농게 / 사진 = 국립공원관리공단

이번 조사는 군산시로부터 '선유도 흰발농게 보전 및 활용방안 연구 용역'을 맡은 생태환경 전문업체인 신화엔지니어링이 수행했습니다.

조사 결과 선유도해수욕장을 등진 동쪽 갯벌 4만7천387㎡의 갯벌에 흰발농게 63만여마리가 사는 것으로 추산됐습니다.

국내에서 지금까지 확인된 가장 큰 서식 규모입니다.

앞서 2017년 국립공원관리공단 등의 조사에서는 15만6천여마리가 사는 것으로 나왔으며 지난 4월 국립생태원의 조사에서는 42만7천여마리가 있는 것으로 추정됐습니다.


이번 조사는 8월 19∼23일과 26∼30일 등 2차례에 걸쳐 진행됐습니다.

앞서와 달리 표준지를 정한 뒤 흰발농게 수를 일일이 세는 방식이어서 정확도가 높다고 신화엔지니어링은 밝혔습니다.

개체 수가 증가한 것은 선유도 갯벌의 서식 환경이 좋아졌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신화엔지니어링은 설명했습니다.

올해 4월과 비교해 4개월여만에 20여만마리나 증가한 것은 8월이 번식기 직후였기 때문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조사를 담당한 신화엔지니어링의 이재원 부장은 "최근 들어 연간 5∼6㎝씩 갯벌에 퇴적이 이뤄지면서 흰발농게의 서식지가 확대되고 서식 환경도 개선된 것으로 분석된다"며 "큰 틀에서 개체 수가 증가하는 것은 명백한 사실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이 부장은 "다만 흰발농게가 주위 환경에 워낙 예민해 개체 수 증가세가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장담하기 어렵다"고 덧붙였습니다.

군산시는 선유도 갯벌에 흰발농게가 대량으로 서식하는 사실이 확인된 만큼 이 일대에 생태공원과 관광객 편의시설을 만들려는 계획을 재검토할 방침입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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