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경제 스타투데이 김소연 기자]
"종영해 시원해요. 저도 신난숙이 미웠거든요."
MBC 주말드라마 '황금정원'에서 악역 신난숙을 열연한 정영주(48)는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진행한 종영 인터뷰에서 이렇게 소감을 밝혔다. 딱 시청자와 공감하는 종영 소감.
'황금정원'은 인생을 뿌리째 도둑맞은 여자 은동주(한지혜 분)가 자신의 진짜 삶을 찾아내기 위한 과정을 담은 드라마로 '미스터리 휴먼 멜로' 장르를 표방했다.
정영주가 연기한 신난숙은 사비나(오지은 분)의 생모이자 은동주를 버린 장본인으로 화려한 언변과 예측불허의 권모술수까지 갖춘 전무후무한 악녀 캐릭터. 조작과 은폐로 자신의 딸에게 모든 걸 주려고 했으나 끝내 실패한다. 정영주는 신난숙에 대해 "불쌍하다"며 "주변에 그런 인물이 많다"고 운을 뗴 눈길을 끌었다.
정영주는 "이번에 극악으로 나쁠 수 있는 캐릭터를 맡았다. 신난숙은 정서적으로 극악인 캐릭터라 전작 '부암동 복수자들'의 주길년과는 다른 모습이다. 현실에 없을 것 같지만 자신의 행동이 얼마나 나쁜지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신난숙은 잘 먹고 잘사는 게 목적이다. 이 방법 말고는 없을까라는 생각을 할 수도 있지만 신난숙은 못 배운 사람인 것이다. 우회적으로 시도할 마음의 여유도 없는 사람"이라고 신난숙을 분석했다.
주인공을 제외하고 제일 처음 대본을 받았다는 정영숙은 "앙칼진 악역은 아니다. 작가님에게 우직한 건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더니 '단단한 악역이다가 흔들렸으면 좋겠다'고 하더라. 비슷한 캐릭터를 찾아보다 영화 '마담 싸이코'를 봤는데 멋있더라. 식상할 수 있을 것 같아서 비주얼적으로 신경을 쓴 부분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람들은 악역에 이유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연민이 생기는, 이유 있는 악행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연기하면서 그런 생각을 하지는 않았다. 만약 신난숙이 이런 생각이 있었다면 더 영악하고 예리한 방법으로 재산과 추억을 도둑질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정영주는 또 "자기 연민이 크면 동정을를 산다. 신난숙은 비틀어진 모성애인데 모성애 자체는 순수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황금정원'은 사비나와 신난숙 모녀가 최후를 맞으며 사필귀정 결말을 맺었다. 정영주는 "딸 사비나가 버림 받았다는 소식을 듣고 최준기(이태성 분)를 치려고 간다. 그런데 사비나가 준기를 밀치고 엄마 차에 죽는다. 신난숙도 감옥에서 죽는다"고 엔딩을 떠올리며 "처음 받은 마지막회 대본은 이 결말이 아니었다. 신난숙이 귀신으로 등장하는데 악역에 대한 마음이 풀어지는 것 같더라. 수정을 부탁드렸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사 중 ''난 열심히 산 죄 밖에 없다'는 말이 있다. 할 이야기는 하고 간 것 같다. 너무 하면 사족이다. 시청자들이 신난숙에 동정표를 준다면 절반의 성공이라고 본다"면서 "신난숙은 벌을 받아야 한다. 내 차에 치여 죽은 자식의 마지막 얼굴을 본다면, 3년간 감옥에 있으면서 견디지 못할 고통을 받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악행의 끝을 보여주는 신난숙 역을 제 옷처럼 소화해낸 정영주. 정영주는 신난숙과 자신의 공통점이 전혀 없다면서, 그래서 오히려 이해가 됐다고 했다.
"제가 연기하면서 '재수없다'고 생각했어요. 저와 아예 달라서 공감은 안되지만 이해는 되더라고요. 친한 지인 중에 아이에게 집착하는 언니가 있는데 그 언니가 생각나더라고요. 신난숙을 연기하면서 일반적인 악역처럼 소리 지르고 화 내는 걸 안했어요. 꾹꾹 담아놓는 울분 등을 연기해 볼 수 있어서 연기적으로 보탬이 된 것 같아요."
정영주는 극중 딸 사비나 역을 맡은 오지은과 관계를 언급하기도 했다. 정영주는 "첫 촬영 전, 리딩 끝난 날 멘붕이 왔다. 둘이 오전 11시에 만나서 6시간을 이야기했다. 그때 이야기 많이 했다. 이 작품으로 처음 만났는데 가까운 신변잡기, 개인 가정사 등을 많이 나눠서 유대감이 생겼다"고 말했다.
정영주와 오지은은 대본을 두고 엇갈린 해석을 하기도 했단다. 정영주는 "중간에 삐걱거리기도 했다. '기운 빠져서 나중에 못할텐데' 싶었다. 그런데 마지막 즈음이 되어 색이 모이니 제대로 뭔가 되려고 하는데 끝난 느낌"이라며 "오지은이 '엄마랑 싸우는 것 좋다'고 하더라"며 애정을 드러냈다.
이어 "중간에 따로 밥도 먹고 많이 친해졌다. 케미가 참 좋았다. 현장서 이런저런 이야기도 했다. 드라마 끝나고도 만나자더라. 뮤지컬 배우들은 잘 어울리고 이야기를 많이 하는데 매체 배우들은 아닌 것 같더라.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사람이 많지 않아서 외롭겠다 싶었다"며 감쌌다. (인터뷰②에서 계속)
ksy70111@mkinternet.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종영해 시원해요. 저도 신난숙이 미웠거든요."
MBC 주말드라마 '황금정원'에서 악역 신난숙을 열연한 정영주(48)는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진행한 종영 인터뷰에서 이렇게 소감을 밝혔다. 딱 시청자와 공감하는 종영 소감.
'황금정원'은 인생을 뿌리째 도둑맞은 여자 은동주(한지혜 분)가 자신의 진짜 삶을 찾아내기 위한 과정을 담은 드라마로 '미스터리 휴먼 멜로' 장르를 표방했다.
정영주가 연기한 신난숙은 사비나(오지은 분)의 생모이자 은동주를 버린 장본인으로 화려한 언변과 예측불허의 권모술수까지 갖춘 전무후무한 악녀 캐릭터. 조작과 은폐로 자신의 딸에게 모든 걸 주려고 했으나 끝내 실패한다. 정영주는 신난숙에 대해 "불쌍하다"며 "주변에 그런 인물이 많다"고 운을 뗴 눈길을 끌었다.
정영주는 "이번에 극악으로 나쁠 수 있는 캐릭터를 맡았다. 신난숙은 정서적으로 극악인 캐릭터라 전작 '부암동 복수자들'의 주길년과는 다른 모습이다. 현실에 없을 것 같지만 자신의 행동이 얼마나 나쁜지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신난숙은 잘 먹고 잘사는 게 목적이다. 이 방법 말고는 없을까라는 생각을 할 수도 있지만 신난숙은 못 배운 사람인 것이다. 우회적으로 시도할 마음의 여유도 없는 사람"이라고 신난숙을 분석했다.
주인공을 제외하고 제일 처음 대본을 받았다는 정영숙은 "앙칼진 악역은 아니다. 작가님에게 우직한 건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더니 '단단한 악역이다가 흔들렸으면 좋겠다'고 하더라. 비슷한 캐릭터를 찾아보다 영화 '마담 싸이코'를 봤는데 멋있더라. 식상할 수 있을 것 같아서 비주얼적으로 신경을 쓴 부분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람들은 악역에 이유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연민이 생기는, 이유 있는 악행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연기하면서 그런 생각을 하지는 않았다. 만약 신난숙이 이런 생각이 있었다면 더 영악하고 예리한 방법으로 재산과 추억을 도둑질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정영주는 또 "자기 연민이 크면 동정을를 산다. 신난숙은 비틀어진 모성애인데 모성애 자체는 순수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영주가 극중 딸로 호흡을 맞춘 오지은에 대한 애정을 보였다. 사진| 유용석 기자
'황금정원'은 사비나와 신난숙 모녀가 최후를 맞으며 사필귀정 결말을 맺었다. 정영주는 "딸 사비나가 버림 받았다는 소식을 듣고 최준기(이태성 분)를 치려고 간다. 그런데 사비나가 준기를 밀치고 엄마 차에 죽는다. 신난숙도 감옥에서 죽는다"고 엔딩을 떠올리며 "처음 받은 마지막회 대본은 이 결말이 아니었다. 신난숙이 귀신으로 등장하는데 악역에 대한 마음이 풀어지는 것 같더라. 수정을 부탁드렸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사 중 ''난 열심히 산 죄 밖에 없다'는 말이 있다. 할 이야기는 하고 간 것 같다. 너무 하면 사족이다. 시청자들이 신난숙에 동정표를 준다면 절반의 성공이라고 본다"면서 "신난숙은 벌을 받아야 한다. 내 차에 치여 죽은 자식의 마지막 얼굴을 본다면, 3년간 감옥에 있으면서 견디지 못할 고통을 받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악행의 끝을 보여주는 신난숙 역을 제 옷처럼 소화해낸 정영주. 정영주는 신난숙과 자신의 공통점이 전혀 없다면서, 그래서 오히려 이해가 됐다고 했다.
"제가 연기하면서 '재수없다'고 생각했어요. 저와 아예 달라서 공감은 안되지만 이해는 되더라고요. 친한 지인 중에 아이에게 집착하는 언니가 있는데 그 언니가 생각나더라고요. 신난숙을 연기하면서 일반적인 악역처럼 소리 지르고 화 내는 걸 안했어요. 꾹꾹 담아놓는 울분 등을 연기해 볼 수 있어서 연기적으로 보탬이 된 것 같아요."
정영주는 극중 딸 사비나 역을 맡은 오지은과 관계를 언급하기도 했다. 정영주는 "첫 촬영 전, 리딩 끝난 날 멘붕이 왔다. 둘이 오전 11시에 만나서 6시간을 이야기했다. 그때 이야기 많이 했다. 이 작품으로 처음 만났는데 가까운 신변잡기, 개인 가정사 등을 많이 나눠서 유대감이 생겼다"고 말했다.
정영주와 오지은은 대본을 두고 엇갈린 해석을 하기도 했단다. 정영주는 "중간에 삐걱거리기도 했다. '기운 빠져서 나중에 못할텐데' 싶었다. 그런데 마지막 즈음이 되어 색이 모이니 제대로 뭔가 되려고 하는데 끝난 느낌"이라며 "오지은이 '엄마랑 싸우는 것 좋다'고 하더라"며 애정을 드러냈다.
이어 "중간에 따로 밥도 먹고 많이 친해졌다. 케미가 참 좋았다. 현장서 이런저런 이야기도 했다. 드라마 끝나고도 만나자더라. 뮤지컬 배우들은 잘 어울리고 이야기를 많이 하는데 매체 배우들은 아닌 것 같더라.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사람이 많지 않아서 외롭겠다 싶었다"며 감쌌다. (인터뷰②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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