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환자만 애타게 기다렸는데…" 소방헬기 추락에 안타까운 의료진
입력 2019-11-01 13:58  | 수정 2019-11-08 14:05


"무사히 도착해 수술을 받았으면 했는데…. 환자 상태를 다 알고 있었으니 하염없이 속상합니다"

오늘(1일) 새벽 대구 W병원 의료진은 전날 밤 독도 해상에 소방헬기가 추락한 줄도 모른 채 응급실에서 환자가 빨리 이송되기만을 기다렸습니다.

병원 측은 전날 오후 10시 25분쯤 독도 인근에서 왼쪽 엄지손가락 첫마디가 절단된 환자를 싣고 병원으로 가겠다는 경북소방본부 상황실의 연락을 받았습니다.

병원 측은 환자가 늦어도 오전 2시까지는 도착할 것으로 보고 바로 수술할 수 있도록 수부외과 세부 전문의, 정형외과 전문의, 간호사 등 의료진 5∼6명을 대기시켰습니다.

의료진은 전화로 "절단된 엄지손가락을 찾았으며, 절단면이 깨끗하다"는 구급대원의 설명을 듣고 환자가 잘 도착해 수술만 받으면 예후가 좋을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언론에서 뉴스 속보가 나갈 때까지 사고 발생을 몰랐던 의료진은 1일 0시 50분쯤 갑자기 "헬기 이상으로 울릉도에서 환자 이송을 못 하겠다"는 연락을 소방당국으로부터 받았습니다.

당시 대기 중이던 한 의료진은 "단순히 헬기에 이상이 있어 못 뜨고 있는 상황으로만 생각했다"며 "30분쯤 뒤 헬기 추락 속보를 보고는 다들 '우리 병원에 왔어야 하는 헬기 아니냐'며 놀랐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환자 상태부터 이송 과정까지 내용을 다 알고 있으니 이번 사고가 남 일 같지 않다"며 안타까워했습니다.

앞서 전날 오후 11시 26분쯤 손가락이 절단된 응급환자를 태운 중앙119구조본부 소속 EC225 헬기가 독도에서 이륙 뒤 2∼3분 만에 바다로 떨어졌습니다.

헬기에는 환자와 보호자, 소방구조대원 등 7명이 타고 있었습니다.

해경 함선 19척, 해군 항공기 8대, 잠수사 84명 등이 급파돼 독도 인근 해상을 수색하고 있으나 현재까지 추락 헬기나 탑승자는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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