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세븐이 바이더웨이와 롯데피에스넷을 흡수합병한다. 기업공개(IPO)에 앞서 회사 규모를 키우기 위한 전략으로 보인다. IPO는 롯데지주 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한 측면도 있다. 코리아세븐은 지난 1999년 신동빈 회장이 한국 롯데에서 처음으로 대표이사를 맡았던 회사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리아세븐은 지난 25일 이사회에서 바이더웨이와 롯데피에스넷을 흡수합병하기로 결정했다. 합병 후 존속회사는 코리아세븐이다. 합병기일은 2020년 1월1일이며, 합병 비율은 코리아세븐 1주당 바이더웨이 0주, 롯데피에스넷 0.0000954주다. 코리아세븐은 바이더웨이와 롯데피에스넷 주식을 각각 100%, 94.94% 갖고 있다.
합병법인 최대주주는 보통주 79.66%를 보유한 롯데지주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지분은 8.76%다.
코리아세븐 관계자는 "이번 합병은 지배구조 개선과 효율화가 목적"이라며 "편의점운영 사업법인 통합에 의한 효율성 확보와 규모의 경제 실현, 편의점과 현금자동입출금기 운영사업 융합에 의한 시너지도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코리아세븐에 따르면 바이더웨이와 합병은 중복비용 절감, 관리 효율화, 현금유동성 확보를 통한 금융비용 절감 등 효과가 있다. 합병 후 ATM사업부문은 신용등급 개선을 통한 차입금리 하락이 예상된다. 세븐일레븐 편의점을 운영하는 코리아세븐은 지난 2010년 바이더웨이를 인수했다. 롯데피에스넷은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서비스 회사다.
증권업계에선 합병 코리아세븐 출범 후 IPO가 급물살을 탈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정대로 미래에셋대우 연구위원은 "롯데지주가 보유한 코리아세븐 등 비상장 회사들은 IPO 추진이 예상된다"며 "이 과정에서 롯데지주가 보유한 지분가치 재평가도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앞서 롯데지주는 2017년 10월 출범 이후 지난해 7월 롯데정보통신 IPO를 완료했으며, 오는 30일 롯데쇼핑이 지분 100% 보유한 롯데리츠의 코스피 상장도 예정돼있다. 롯데지주는 롯데정보통신과 롯데쇼핑 지분을 각각 70%, 39% 보유하고 있다.
한편 최근 롯데지주는 공정거래법상 지주사의 행위제한 요건도 해소했다. 기한은 지난 11일까지였다. 롯데카드와 롯데손해보험은 지난 10일 롯데지주 체제에서 벗어났다. 롯데는 롯데카드는 MBK파트너스에, 롯데손보는 JKL파트너스에 넘겼다. 아울러 롯데지주는 최근 롯데액셀러레이터 보유지분 9.99%를 호텔롯데에, 롯데캐피탈 지분 25.64%은 일본 롯데파이낸셜코퍼레이션에 매각했다.
지난 11일엔 롯데홈쇼핑이 롯데렌탈 지분 8.63%를 부산롯데호텔에 매각했다. 지주사의 손자회사가 증손회사를 보유할 때 해당 기업 지분 100% 보유를 의무화한 공정거래법을 이행하기 위해서다. 롯데홈쇼핑은 롯데지주 손자회사다. 부산롯데호텔·호텔롯데 최대주주는 일본롯데로, 두 회사는 지주사 체제에서 비껴나있다.
김동양 NH투자증권 연구위원은 "롯데지주는 손자회사의 증손회사 지분 정리와 금융사 지분 매각 등을 통해 법적 리스크를 해소했다"고 설명했다.
[정승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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