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6일 대전 서구 갤러리아타임월드 대형 전광판에는 앳된 소녀의 가을 화보 영상이 화면 가득 펼쳐졌다. 진한 카키색 트렌치코트와 체크무늬 원피스를 입은 소녀 모델의 모습에 지켜보던 가족들과 지나던 시민 사이에서 박수가 터져나왔다.
이날 영상의 주인공은 모델을 꿈꾸는 최민지(12)양이다. 최 양은 작년 4월 급성림프구성백혈병 진단을 받았다. 11개월 간 집중 항암치료를 받은 후 매달 한번씩 입원해 척수 치료를 병행해왔다. 최 양은 발병 전 댄스 학원을 다니면서 공연에 섰지만, 치료를 받으면서 근력과 체력이 많이 떨어진 상태였다.
최 양은 투병 중에도 모델 꿈을 놓지 않았다. 그는 "아픈 건 이겨내면 추억이 될 것"이라며 "모델의 꿈을 이루고 유명해져서 아픈 아이에게도 꿈이 있고, 그 꿈을 이룰 수 있다는 모습을 세상에 보여주고 싶다"는 소원을 전했다.
이 사연을 접한 한화갤러리아와 메이크어위시는 갤러리아매거진 화보 촬영, 백화점 전광판 광고 노출 등 이벤트를 기획했다. 최 양은 사촌오빠 손재호(14)군과 함께 백화점 매거진 11월호 화보를 촬영했고, 26일에는 이 화보가 대전 갤러리아 타임월드 전광판에 노출됐다. 이어지는 위시데이 이벤트에서는 대전 지역 대학교 모델학과 학생들이 최 양을 위한 패션쇼를 열어 재능 기부 활동을 진행했다.
최 양 어머니 장문영 씨는 "아이가 힘겨운 시간을 보낼 때마다 오늘처럼 꿈이 이뤄지는 순간을 이야기하며 투병 생활을 견뎠다"며 "딸 아이가 한층 건강하고 밝은 아이로 자랄 수 있도록 더욱 힘이 되겠다"고 전했다.
한화갤러리아는 2012년 크리스마스에 공주가 되어 무도회에 가고 싶다는 7세 환아의 소원을 이뤄준 것을 시작으로 매년 메이크어위시코리아와 연계해 난치병 환아의 소원 성취 프로젝트를 이어오고 있다.
한화갤러리아 관계자는 "갤러리아는 앞으로도 난치병 환아의 소원 성취를 지원해 환아의 삶에 작은 희망과 변화를 선물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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