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정부 'WTO 개도국 지위' 포기 선언…23년 만에 왜?
입력 2019-10-25 19:30  | 수정 2019-10-25 19:49
【 앵커멘트 】
우리나라는 2017년 1인당 국민소득이 3만 달러를 돌파하며 선진국 반열에 올랐지만, 세계무역기구 WTO에서는 아직도 개발도상국 지위를 유지하는 분야가 있습니다.
바로 농업인데요.
정부가 관세와 보조금 등에서 특혜를 얻을 수 있는 개도국 지위를 23년 만에 포기하기로 했습니다.
김경기 기자입니다.


【 기자 】
대외경제장관회의를 마친 장관들의 표정이 엄숙합니다.

정부가 농업과 기후 변화 분야에서 유지되던 개발도상국 특혜를 앞으로는 주장하지 않겠다고 공식 선언했습니다.

지난 1996년 OECD 가입 당시 개도국 특혜를 두 분야에서는 유지하기로 한 지 23년 만입니다.


▶ 인터뷰 : 홍남기 /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 "미래 WTO 협상에서 개도국 특혜를 주장하지 않기로 결정하였습니다."

정부의 이 같은 결정에는 미국과 통상 마찰을 무릅쓰면서까지 개도국 지위를 유지하는 게 실익이 없다는 판단이 깔려 있습니다.

중국과 무역전쟁을 벌이는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을 겨냥해 지난 7월 '비교적 발전한 국가'들의 개도국 포기를 요구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GDP 세계 12위, 수출 6위 등 경제 선진국 반열에 오른 우리 역시 더는 개도국 지위를 인정받기 어려워졌다고 본 겁니다.

▶ 인터뷰 : 홍남기 /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 "향후 WTO 협상에서 우리에게 개도국 혜택을 인정해줄 가능성은 거의 없으며 결정이 늦어질수록 대외적 명분과 협상력 모두를 잃어버리는…."

개도국 지위를 포기함에 따라 최대 513% 적용되던 수입 쌀에 대한 관세율은 154%까지, 고추나 마늘도 100%대로 떨어질 수 있고 정부 농업 보조금도 줄어듭니다.

정부는 쌀 등 민감한 분야는 별도의 협상을 통해서라도 최대한 보호하겠다고 밝혔습니다.

MBN뉴스 김경기입니다. [ goldgame@mbn.co.kr ]

영상취재 : 이재기 기자
영상편집 : 이재형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