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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대외 불확실성 여전…내년 2분기 반도체 경기 회복할듯"
입력 2019-10-24 18:02  | 수정 2019-10-24 19:48
◆ 현대차·SK하이닉스 3분기 실적 ◆
SK하이닉스가 작년 4분기부터 계속되고 있는 메모리(D램·낸드) 불황에 부진한 실적을 거듭한 데 이어 내년 생산 능력과 투자를 줄이겠다는 카드를 꺼내들었다.
이 회사는 재고가 줄고 있고 내년 1분기 말이나 2분기에는 메모리 핵심 시장인 서버 수요가 살아날 것으로 전망하는 등 긍정적 신호가 있다고 발표했으나 미·중 무역분쟁 등으로 인한 대외 불확실성이 남아 있는 만큼 보수적으로 장비 투자 등을 집행하겠다는 입장이다.
실적이 나빠져 현금 흐름이 악화된 만큼 주주에 대한 배당 정책도 재검토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올해 3분기에 매출 6조8388억원, 영업이익 4726억원을 기록했다고 24일 밝혔다. 3분기 영업이익은 작년 동기 대비 92.7%, 전 분기 대비 25.9% 줄었다. 올 3분기 영업이익은 2016년 2분기(4529억원) 이후 13분기 만에 가장 적은 수준이다. 작년 3분기 56.7%까지 올라가며 역대 최고를 기록했던 영업이익률은 이번에 6.9%까지 내려가며 2012년 4분기(2%) 이후 최저를 기록했다.

SK하이닉스의 실적 부진은 글로벌 정보통신기술(ICT) 업체의 서버 투자 지연과 중국 경기 둔화, 미·중 무역분쟁 등으로 계속되고 있는 메모리 불황 때문이다.
3분기 D램 출하량이 전 분기보다 23%나 늘었지만, 가격 약세가 지속되면서 수익성이 개선되지 못했다.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작년 12월 7.25달러이던 D램 값(DDR4 8Gb 고정거래가격)은 지난 7월 2.94달러까지 내려간 후 이 수준에서 유지되고 있다.
이날 실적 발표 이후 콘퍼런스콜에서 SK하이닉스는 △재고 감소 △내년 1분기 말~2분기 서버 고객의 수요 회복 가능성 등 긍정적 전망과 분석도 내놓았지만, 불확실성이 여전히 남아 있는 점을 감안해 투자와 생산 능력을 줄일 것이라는 계획을 내비쳤다.
일부 긍정적 신호가 있지만 아직은 낙관적으로 보기 어려운 단계인 만큼 보수적으로 내년 사업을 준비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내년 경영계획이 마무리되지 않은 상태라 구체적인 숫자를 예측하긴 어렵지만 지금까지 진행해 온 맥락의 연장선상에서 내년 자본적 지출이 올해보다 상당 수준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SK하이닉스는 일부 D램 생산 라인을 이미지센서로 전환하는 등 라인 조정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만큼 D램·낸드 생산 능력도 올해보다 상당 부분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SK하이닉스는 올 초 장비 투자를 40% 줄이겠다고 발표했고 1분기 실적 발표 때에는 낸드에 대한 웨이퍼 투입을 작년보다 10% 줄이는 감산계획을 공개했는데, 이런 보수적 기조가 내년에도 이어지는 셈이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미래 성장을 위한 인프라스트럭처 투자는 지속하면서도 단기적으로 이뤄지는 장비 투자 등은 그때그때 업황을 감안하면서 운영 중이고, 내년에도 (이런 기조가)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는 생산 능력을 줄이는 대신 고용량·고부가가치 중심의 제품 판매를 확대해 수익성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SK하이닉스는 배당 정책도 재검토한다. 차진석 SK하이닉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2014년부터 현금 배당을 시작했고 프리캐시플로(현금흐름지표)의 30~50% 범위 내에서 주당 배당금을 증가하는 방향으로 (주주 환원을) 진행했다"면서 "올해 프리캐시플로 상황이 악화돼 기존 배당 정책을 그대로 적용하기에는 무리가 있어 배당 정책에 대한 보완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규식 기자 / 황순민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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