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린드블럼 “불펜 믿고 강판, 어쨌든 우리가 이겼다” [KS]
입력 2019-10-23 05:20 
린드블럼은 22일 키움과의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5이닝을 1실점으로 막았으나 두산 불펜의 방화로 승리투수를 놓쳤다. 그러나 그는 팀 승리에 더 기뻐했다. 사진(서울 잠실)=김영구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서울 잠실) 이상철 기자
22일 두산과 키움의 한국시리즈 1차전은 4시간 동안 별의별 일이 일어났다.
특히 9회말은 반전의 연속이었다. 실책, 비디오 판독, 3피트, 퇴장, 파울 홈런, 끝내기 안타가 이어지면서 두 팀의 선수단과 팬이 수시로 희비가 엇갈렸다.
박진감 넘치는 경기였다. 4회말까지 6실점을 한 키움이 무너지는가 싶더니 6회초부터 거센 반격을 펼쳤다. 6회초 이정후의 내야 안타는 본격적인 경기의 시작을 알렸다.
두산의 완승으로 끝날 것 같던 흐름이었다. 하지만 두산 에이스 린드블럼이 5이닝 만에 마운드를 내려간 직후 묘하게 바뀌었다. 두산 불펜은 우려를 지우지 못했다. 깔끔하게 삼자범퇴로 막은 건 함덕주가 나선 8회초뿐이었다.
린드블럼은 4회초 무사 만루 위기까지 몰렸으나 전체적으로 키움 타선을 효율적으로 막았다. 박병호에게만 안타 2개를 맞았다. 투구수도 90개였다. 한 이닝 정도는 충분히 던질 수 있다.
다만 두산은 몇 가지 고민을 했다. 6회초 이정후, 박병호, 제리 샌즈를 차례로 상대해야 했다. 다음 등판도 고려해야 했다. 로테이션에 따라 린드블럼은 27일 5차전에 등판할 계획이다.
2차전이 열릴 23일은 비 예보가 없으며 3·4·5차전은 고척돔에서 펼쳐진다. 등판 날짜가 미뤄질 가능성은 없다. 두산이 4연승으로 한국시리즈를 마치지 않는 한.

무엇보다 린드블럼이 100%가 아니었다. 김 감독은 린드블럼의 몸 상태가 최상은 아니었다. 90개도 애매했다. 주자를 남겨두고 불펜을 운용하는 건 부담스러웠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교체 시점이 적절했다고 강조했다.
린드블럼의 생각도 비슷했다. 5회초 투구 후 교체하기로 코칭스태프와 합의했다. 그는 내가 좀 더 던져야 했을지 모른다. 그렇지만 4회초 위기를 극복한 뒤 정신과 육체적으로 너무 힘들었다. 5회초를 마치면서 ‘여기까지다는 느낌이 들었다. 코칭스태프도 같은 의견이었다”라고 말했다.
린드블럼이 교체할 수 있던 건 불펜에 대한 믿음 때문이었다. 그는 불펜이 (5점 차 리드를) 충분히 막아줄 것이라고 믿었다. 물론, 우리가 원하던 방향대로 흘러가지 않았다. 계획대로 하나하나 이뤄지지도 않았다. 그렇지만 어쨌든 우리가 이겼다. 팀이 이긴 만큼 승리투수를 놓친 건 개의치 않다”라고 밝혔다.
린드블럼(오른쪽)이 22일 키움과의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4회초 만루 위기를 막은 뒤 유격수 김재호(왼쪽)와 기뻐하고 있다. 사진(서울 잠실)=김영구 기자
린드블럼과 박병호의 대결도 큰 관심이었다. 박병호는 정규시즌 린드블럼을 상대로 9타수 3안타 2홈런 4타점 3삼진을 기록했다. 장타율이 1.111이었다. 이날 린드블럼이 궁지에 몰렸던 1·4회초는 박병호를 상대한 이닝이었다. 결과는 2안타 1타점.
린드블럼은 오늘 경기에 두 가지를 염두에 뒀다. 볼카운트를 유리하게 끌고 가면서 떨어지는 공을 스트라이크존에 넣거나 아예 유인구로 쓰려 했다. 1회초에는 잘 안 됐으나 2회초부터는 좀 더 수월하게 경기를 풀어갔다”라고 이야기했다.
이어 그는 다만 박병호를 상대로 좋은 공을 던지지 못했다. 첫 대결(1회초 2사 2루)에서는 볼카운트(3B 1S)가 몰리는 바람에 가운데로 던질 수밖에 없었다. 두 번째 타석(4회초 무사 1루)에서도 계획대로 실행하지 못했다. 다음 경기에서는 (어떻게 박병호를 상대할지) 더 연구해야 할 것 같다”라고 다짐했다.
한편, 린드블럼의 포효도 인상적이었다. 4회초 무사 만루에서 김웅빈을 8구 승부 끝에 범타로 처리한 후 김규민을 병살타로 잡았다. 마운드 위에 있던 린드블럼은 ‘어퍼컷 세리머니를 펼쳤다.
그는 이에 대해 4회초는 ‘모멘텀이었다. 어느 방향으로 전개될지 모를 승부처였다. 동료들 덕분에 막았다. 진심으로 고마웠다. 나도 흥분했다. 그렇지만 큰 경기에는 (분위기 싸움도 중요해) 보다 솔직히 감정을 표현해야 한다”라고 전했다.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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