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주택이 평당 2억?…못믿을 국토부 실거래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이 부실하게 운영돼 잘못된 정보가 여과 없이 국민에게 전달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많은 국민이 정부의 가격 공시 시스템을 기반으로 주택 거래 내역과 가격 추이를 살펴보고 내 집 마련을 결정하는데 혼선을 빚을 염려가 크다는 지적이다. 부동산 업계 등에선 '집값을 잡겠다'는 정부가 기본 통계조차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21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초선포레 아파트 전용면적 21.58㎡는 올해 3분기 총 3건이 거래됐다. 연이어 석 달 동안 거래된 것으로 나온 이 아파트 가격은 10억~14억7500만원으로 3.3㎡당 최소 1억5291만원에서 최대 2억2555만원에 이른다. 서초선포레가 위치한 청계산입구역 인근 공인중개사 사무소는 "서초선포레는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가 관리하는 아파트인지라 민간이 매매할 수 없다"며 의아하다는 반응을 내놓았다.
SH공사에 문의한 결과 해당 아파트는 청년 등을 위한 행복주택으로, 민간 거래 대상이 아니었다. 대법원 등기부등본을 확인한 결과 서초선포레는 여전히 모두 SH공사 소유였다.
SH공사 관계자는 "아마도 인근 서초포레스타 전용면적 59~84㎡ 아파트 단지를 서초선포레로 착각해 잘못 기재한 듯하다"며 "서초구청에 부동산 정보 정정을 요청해 바로잡을 계획"이라고 답했다.

이같이 부정확한 정보가 여과 없이 기재됨에 따라 몇몇 블로그에는 이미 '서초선포레가 9월 3.3㎡당 2억2556만원에 거래돼 1위를 차지했다' 등 잘못된 글이 버젓이 올라와 있다.
정보 오류는 이번만의 일이 아니다.
약 4년 전 국토부는 단독 다가구주택의 연면적과 대지면적을 서로 바꿔서 올리기도 했다. 연면적은 주택 각 층 면적을 모두 합한 것이고, 대지면적은 주택이 들어선 땅의 면적만을 의미한다. 한 언론에서 대지면적을 기준으로 단독주택 매매가를 살펴봤는데 3.3㎡당 7000만원에 이르자 이상하다고 생각해 문제를 제기했고, 그제서야 국토부는 잘못을 시인하고 연면적과 대지면적 기록을 정정했다.
당시 이 문제를 제기했던 데이터전문가는 "연면적과 대지면적 기록이 이상해 인근 부동산중개업소에 실제 거래 내역을 문의했고 이를 통해 연면적과 대지면적이 서로 잘못 기재됐다는 점을 알았다"며 "이런 이상한 점이 종종 실거래가 시스템에서 발생하는 만큼 통계 정확도를 높이는 데 국토부가 조금 더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나현준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