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미옥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1차관의 딸이 고교 시절 문 차관이 고위직을 지낸 한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WISET·위셋)에서 주관한 프로그램에 참여해 두 차례 상을 받으면서 '엄마 찬스'로 쌓은 스펙을 서울대 입시에 활용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문 차관의 딸이 한 입시 전략집에서 다양한 대외 활동을 하는 것도 입시 준비에 중요하다고 밝힌 것으로 확인됐다.
18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종합 국정감사에서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은 문 차관의 딸이 공저자로 참여해 지난 2017년 출간된 '서울대 합격생 방학 공부법'을 꺼내 들었다. 그러면서 김 의원은 "문 차관은 자녀가 (내신 성적으로 학교장 추천을 받는) 서울대 수시 지역균형선발전형으로 합격했기 때문에 WISET에서의 수상 경력이 입시와 아무 상관없다고 밝혔지만, 전공 관련 활동은 자기소개서를 통해 얼마든지 입시에 반영될 수 있다"며 "자녀 역시도 입시 비결을 이처럼 밝혔다"고 지적했다.
해당 입시 전략집에 따르면 문 차관의 딸은 자신의 합격 비결과 관련해 "방학에는 시간이 많은 만큼 입시에 필요한 다양한 활동들을 하는 것도 중요한 계획 중 하나였다"며 "예를 들어 대회에 나가거나 대학에서 준비하는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문 차관이 2011~2016년 WISET에서 정책기획실장으로 근무하던 시절인 2012년 당시 고교 1학년이었던 문 차관의 딸은 고교생과 대학생이 팀을 이뤄 연구 활동을 하는 WISET '여대학생 팀제 연구지원사업'에 참여해 공저자로 논문을 쓰고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이듬해인 2013년에는 온라인상에서 멘토와 멘티가 만나 함께 활동하는 WISET '이공계 여성 멘토링' 프로그램에 멘티로 참여해 장려상을 받은 바 있다.
이와 관련해 김 의원은 "곧 위조 여부가 밝혀지겠지만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딸) 조민 양도 엄마가 근무하는 동양대에서 표창장 상장을 1번밖에 받지 못했는데, 문 차관의 자녀는 엄마가 근무하는 기관에서 한 해 걸러 두 번이나 상을 받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문 차관 자녀는 이공계 분야에 지원했는데 어떻게 이 분야와 관련된 활동이 입시와 연관이 없다고 할 수 있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나 문 차관은 "이미 의원실에 제출한 서울대 입시 자기소개서 가이드에 따르면, 학교가 아닌 외부 수상 내역에 대해서는 작성을 금지하고 있고 만약 이런 내용을 작성하면 0점 처리하는 게 포함돼 있기 때문에 (WISET에서의 수상 경력을 서울대 입시에 활용하는 것은) 객관적으로,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며 "자녀의 WISET 활동 참여 과정에서 법이나 사업 운영 규정, 절차를 어기지 않았고 직업적으로도 당당했다는 걸 다시 한 번 확인 드린다"고 설명했다.
다만 김 의원은 "입시라는 것은 아주 근소한 차이에 의해 당락이 결정되고 따라서 대외 활동 경력이 입시에 반영된다고 보는 게 입시 전문가들의 의견"이라며 "서울대가 아닌 다른 대학도 함께 염두에 두고 이 활동을 했다고 의혹을 제기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문 차관은 "당시 문제 없이 진행됐다 하더라도 현재의 결과만으로 의원님들께서 우려하는 모습으로 비춰질 수 있기 때문에 앞으로 공직을 해나가면서 이런 일을 삼가고 엄중하게 하라는 말씀으로 듣겠다"고 덧붙였다.
[송경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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