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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이었던 남북 축구 대결…최영일 부회장 “처음부터 끝까지 어려웠다”
입력 2019-10-17 03:33 
벤투호와 평양 원정을 다녀온 최영일 대한축구협회 부회장이 17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매경닷컴 MK스포츠(인천공항) 이상철 기자
그냥 전쟁이었다.”
벤투호와 함께 평양 원정을 다녀온 최영일 대한축구협회(KFA) 부회장의 평이었다. 수많은 축구 경기를 뛰고 지켜봤던 최 부회장에게도 ‘낯선 경험이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15일 평양의 김일성경기장에서 북한과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H조 3차전을 치렀다. 경기 결과는 0-0 무승부.
승점 3을 목표로 떠난 평양길이었으나 부상 없이 승점 1을 획득한 것도 다행이라고 느낄 정도였다.
최 부회장은 선수단 단장으로 가까이서 경기를 지켜봤다. 그는 선수는 물론 스태프에게도 원정경기가 부담되는 건 사실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어려웠다. 이기러 갔는데 비기고 왔다. 그래도 만족한다. 잘 싸운 후배들이 자랑스럽고 고맙다”라고 밝혔다.
‘난투에 가까웠던 북한 축구였다. 선을 넘었다. 북한 선수들의 거친 플레이에 한국 선수들은 조심하면서도 마냥 당할 수 없었다. 양 팀이 충돌하기도 했다.
최 부회장은 전쟁이었다. 북한 선수들이 지지 않으려는 눈빛이 살아 있더라. 우리는 기술 축구를 하려는데 북한은 정신력으로 무장한 축구를 펼쳤다. 경기가 상당히 거칠어졌다. 북한 선수들이 팔꿈치, 손 등을 썼다. 공중볼을 경합할 땐 무릎이 들어왔다”라고 떠올렸다.

FIFA나 아시아축구연맹(AFC)에 제소할 계획은 아직 없다. 최 부회장은 규정을 봐야 한다. 지금 당장 결론을 내릴 수 없다. 다들 피곤한 상태다. 회의를 더 해봐야 한다”라고 말을 아꼈다.
한국은 북한과 비기면서 나란히 승점 7을 기록했다. 다음 상대 레바논도 승점 6으로 바짝 따라붙었다. 북한, 레바논과 치열한 순위 경쟁을 펼치게 됐다.
최 부회장은 다음 대결에선 혼내주겠다. 기량이나 실력은 우리가 훨씬 낫다”라며 크게 걱정하지 않았다.
한편, 무관중 경기와 관련해 북한은 어떠한 설명도 하지 않았다.
최 부회장은 킥오프 90분 전 경기장에 도착했다. (관중석이 텅 비어 있어도) 곧 문이 열리고 구름 관중이 몰려오겠다고 생각했는데 끝까지 문이 굳게 잠겨있었다. 다들 놀랐다”라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그는 북한에 무관중에 대해 문의했더니 ‘모른다. 오기 싫어서 안 온 것 아니겠느냐라고 얼버무리더라. (북한 관계자들이) 아예 눈을 마주치지 않으려고 했다. (2018 AFC 여자아시안컵 예선 일정으로 방북했던) 2년 전과 분위기가 달랐다”라고 전했다.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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