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정부 `미래차 산업` 비전 제시에 현대차그룹 `화답`…미래차 생태계 조성
입력 2019-10-15 18:09 
15일 오후 경기도 화성시 현대·기아차 기술연구소에서 열린 미래차산업 국가비전 선포식에서 문재인 대통령,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앞줄 왼쪽부터) 등이 전시물을 관람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현대차그룹]

정부가 미래 먹거리인 자율주행차와 수소차 시장 선점에 나선다. 국내 미래 모빌리티 분야를 선도하는 현대자동차그룹도 '개방형 혁신'을 통해 미래차 산업 발전에 힘을 보탠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5일 '미래자동차 산업 발전 전략'을 발표했다. 미래자동차 산업 발전 전략에 따르면 오는 2024년까지 완전자율주행에 필요한 통신, 정밀지도, 교통관제, 도로 4대 인프라를 전국 주요 도로에 완비한다. 같은 해에는 자율주행차 제작·운행 기준, 성능체계, 보험, 사업화 지원 등 자율주행 관련 제도적 기반도 마련된다.
수소차는 2022년까지 내구성을 16만㎞에서 50만㎞로 늘린다. 부품 국산화율 100%도 달성한다. 정부는 이같은 조치가 이뤄지면 2025년에는 수소차 가격이 4000만원대까지 내려갈 것으로 전망한다.
현대차그룹은 정부의 미래차 산업 발전 비전에 힘을 싣는다. 현대차그룹은 미래 모빌리티 시대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개방형 혁신을 가속화한다. 국내 스타트업, 중소·중견 기업들과 손을 잡고 다양한 형태의 미래 모빌리티 및 미래 모빌리티 서비스가 보편화될 수 있도록 새로운 생태계 조성에 나선다.

현대차그룹은 15일 현대·기아차 기술연구소(경기도 화성)에서 미래 모빌리티 협업 생태계 전략의 일환으로 차량 데이터 오픈 플랫폼의 개발자 포털 '현대 디벨로퍼스(Hyundai Developers)' 출범을 공식화했다.
수백만대의 커넥티드카와 정비망을 통해 수집된 차량 제원, 상태, 운행 등과 관련된 데이터를 외부에 개방해 스타트업 등이 미래 모빌리티 시대에 맞춘 고객 서비스와 상품을 개발할 수 있는 신규 비즈니스 환경을 만들기 위해서다.
현대차는 차량 오픈 데이터 시장의 초기 붐 조성을 위해 마중물 역할을 수행할 대표 협력 스타트업 4곳(팀와이퍼, 마카롱팩토리, 오윈, 미스터픽)과 양해각서(MOU)를 각각 체결했다.
팀와이퍼는 위치정보, 원격제어를 통한 출장 세차 서비스, 마카롱팩토리는 차량 데이터 입력이 자동화된 차계부 서비스, 오윈은 위치 정보를 활용한 음식 및 음료의 픽업 서비스, 미스터픽은 차량 데이터로 신뢰도 높은 중고차 평가 및 거래를 지원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현대차그룹은 이날 현대차가 우진산전, 자일대우상용차, 에디슨모터스와 공동으로 체결한 버스용 수소연료전지시스템 공급 협력 업무협약(MOU)을 시작으로 국내 버스 제작사에 수소연료전지시스템을 공급하기 위한 협의도 진행한다.
현대차그룹이 공급하는 수소연료전지시스템을 활용해 국내 중소·중견 버스 제작사들이 자체적으로 수소전기버스를 개발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
현대차그룹은 국내 중소·중견 버스 제작사에 수소연료전지시스템을 공급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수소전기버스는 주행 중 이산화탄소가 나오지 않는 것은 물론 오염물질이 전혀 배출되지 않아 차세대 친환경 교통수단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차고지 중심으로 운영되는 특성상 수소충전인프라 부족에 따른 운용 제약이 덜하다.
초미세먼지를 99.9%까지 걸러내는 공기정화시스템을 갖추고 있어 버스 1대가 성인 76명이 마시는 공기를 정화할 수 있다.
현대차그룹은 수소전기버스가 타 친환경 버스 대비 상대적으로 기술 진입 장벽이 높아 국내 업체들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는데도 유리할 것으로 보고 있다.
부품 국산화율이 높아 산업 연관효과도 크고, 전동화, 자율주행 등으로 대표되는 미래 자동차 산업 트렌드 변화 속에서 내연기관 차량 대비 부품 감소율이 낮아 기존 산업 생태계를 유지하는데도 긍정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현대차그룹은 이날 MECA(모빌리티·전동화·커넥티비티·자율주행)로 요약되는 미래 자동차 산업 트렌드 변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주기 위한 다양한 모빌리티 및 모빌리티 서비스도 전시 및 시연했다.
청정국가인 스위스로 수출하는 수소전기트럭, 정부 연구과제로 개발해 2020년부터 실증사업이 예정된 수소전기청소트럭, 올해 말 출시하는 포터 전기차를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현대차그룹은 오는 2025년까지 신차의 절반 수준인 23종의 전기차를 출시할 계획이다. 현재 전기차 전용 플랫폼도 개발 중이다. 내년부터는 스위스에 수소전기트럭 1600대를 순차적으로 수출한다. 수소연료전지시스템을 선박, 열차, 발전 등 다양한 분야의 동력원으로 확대한다.
오는 2021년부터는 고속도로 자율주행이 가능한 레벨3 차량을 출시하고, 2024년에는 시내 도로주행이 가능한 레벨4 차량을 운송사업자부터 단계적으로 공급할 예정이다.
미국 앱티브와 국내에 연구소를 설립해 세계 최고 수준의 자율주행차 기술 인력도 육성할 방침이다.
이미 상용화 하고 있는 스마트폰 제어, 음성인식, AI(인공지능) 서비스 등 커넥티비티 기술도 고도화해 차량을 초 연결 시대의 중심으로 발전시킨다는 전략이다.
현대차그룹은 미래 모빌리티 기술 및 전략 투자에 오는 2025년까지 총 41조원이 투입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정의선 수석부회장은 "가까운 미래에 고객들은 도로 위 자동차를 넘어 UAM(Urban Air Mobility·도심 항공 모빌리티), 라스트마일 모빌리티, 로봇 등 다양한 운송수단을 경험하게 될 것"이라며 "오늘 출범하는 오픈 플랫폼 포털을 통해 스타트업 등 다양한 시장 참여자들과 상생하는 모빌리티 생태계를 만들어 갈 것"이라고 밝혔다.
정의선 수석부회장은 이어 "현대차그룹은 자동차 제조사에서 고객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는 '서비스 회사'로 탈바꿈할 것"이라며 "우리는 이를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제공기업(Smart Mobility Solution Provider)'으로 부를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대차그룹이 이날 공개한 현대 디벨로퍼스는 현대차 고객과 스타트업을 비롯한 제3의 서비스 업체를 연결하는 일종의 플랫폼이다. 차량 오픈 데이터를 활용한 다양한 대 고객 서비스 및 상품 개발이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스타트업 등이 제공하는 서비스 가입자 중 현대 커넥티드카 고객은 기존 현대차 계정 연동만으로 다양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현대차와 MOU를 체결한 팀와이퍼, 마카롱팩토리, 오윈, 미스터픽 4개 업체 이외에 캐롯손해보험이 주행 거리에 맞춰 산정되는 자동차 보험 서비스를, 현대해상화재보험이 안전 운전 습관을 반영한 자동차 보험 서비스 제공을 추진하는 등 차량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자동차 보험 시장의 혁신도 준비되고 있다.
현대차에 이어 기아차와 제네시스도 미래 모빌리티 서비스 시장 확대 차원에서 비슷한 형태의 차량 데이터 오픈 플랫폼을 추후 공개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고객의 카 라이프와 연계한 다양하면서도 창의적인 어플리케이션을 개발할 수 있는 토대를 구축, 고객 삶을 보다 풍요롭게 만들고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것은 물론 국내 소프트웨어 산업 발전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모든 데이터 공유의 목적은 고객 가치 제공에 있고, 고객이 동의하는 경우에 한해 데이터를 공유하며, 앞선 두 목적에 부합할 경우 데이터 개방에 있어서도 대상을 제한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현대 커넥티드카 고객은 현대차 계정 연동만으로 편리한 차량 관리 서비스와 풍부한 차량 편의 서비스, 향상된 차량 정보 서비스, 개인화된 차량 보험 서비스를 누릴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디지털뉴스국 최기성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