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금융·유통사 손잡은 토스…"두번 실패는 없다"
입력 2019-10-15 17:49  | 수정 2019-10-15 20:08
올 상반기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에서 탈락했던 토스뱅크 컨소시엄이 주주 구성을 보완해 재도전장을 내밀었다. 2015년 케이뱅크·카카오뱅크 인가 이후 4년여 만에 새로운 인터넷은행이 등장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평가다.
금융감독당국은 올해 안에 예비인가 심사 결과를 발표한다는 방침이다. 예비인가 후 정식 영업까지는 1년6개월가량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 말~2021년 초 소비자들은 새로운 인터넷은행을 만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15일 핀테크 업체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는 "토스가 의결권 기준 34% 지분율로 최대주주가 되는 컨소시엄을 구성해 제3인터넷은행 예비인가에 도전한다"고 밝혔다. 주요 주주사로는 KEB하나은행(10%) 한화투자증권(10%) SC제일은행(6.67%) 웰컴저축은행(5%) 등 금융사가 대거 이름을 올렸다. 이 밖에 국내 중소기업계를 대표하는 단체인 중소기업중앙회와 NC백화점 등 80여 개 패션·유통 계열사를 거느린 이랜드그룹이 각각 10% 지분을 갖는 2대 주주로 참여한다.
지난 5월 토스는 단독으로 지분 60.8%를 보유하고 해외 벤처캐피털 등이 나머지 지분을 갖는 주주 구성으로 도전장을 냈다가 실패의 쓴맛을 봤다. 금융감독원 외부평가위원회로부터 "출자 능력 등 지배주주의 적합성, 자금조달 능력 측면에서 미흡하다"는 평가를 받았기 때문이다.

반면 이번 주주 구성은 국내 주요 금융사 등과 손잡으면서 자본·리스크 안정성을 높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나은행은 "디지털 혁신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고객 접점 채널을 넓히기 위해 컨소시엄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토스뱅크는 소상공인과 중신용자를 위한 금융 서비스를 강화하겠다는 포부다. 특히 중기중앙회·이랜드그룹과의 연계가 차별화를 이끌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랜드 측 매장에서 축적된 빅데이터를 활용해 협력사와 매장주 등 소상공인에게 최적화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또 중기중앙회 참여로 중소기업 맞춤형 금융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명분도 얻게 됐다.
토스뱅크 외에 사회적협동조합 등을 중심으로 이뤄진 소소스마트뱅크도 도전장을 냈다. 소상공인이 직접 '개미주주'로 참여하는 은행을 설립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자금조달, 주주 구성, 혁신성과 경영 안정성 등을 보완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종수 설립준비위원장은 "예비인가 신청을 낸 뒤 국내 정보기술(IT) 업체 등과 참여 여부를 계속 타진하겠다"고 말했다. 이 밖에 개인 주주 5명이 설립 발기인으로 '파밀리아스마트뱅크'도 신청서를 냈다.
한편 지난 5월 예비인가에서 탈락했던 유력 주자 키움뱅크는 재도전을 포기했다. 앞서 미비점으로 지적받은 '혁신성'은 물론 기존 컨소시엄에서 하나은행과 SK텔레콤이 빠진 빈자리를 보완할 안정적인 핵심 주주를 확보하는 데는 역부족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번 제3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 신청이 부진한 결과를 낳으면서 일각에서는 지난해 말 금융당국이 신규 인가를 추진한 것 자체가 패착이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오픈뱅킹 도입과 금융규제 샌드박스 도입 등으로 핀테크 저변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인터넷은행에 대한 매력도 자체가 떨어졌다는 시각에서다.
그러나 은성수 금융위원장으로서는 지난 9월 취임 후 이번 예비인가가 사실상 첫 시험대다. 은 위원장은 지난 10일 기자간담회에서 "인터넷은행 신규 인가를 최우선 과제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금융당국은 앞서 잠재적 신청 기업들을 대상으로 컨설팅을 진행하기도 했다.
[김강래 기자 / 정주원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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