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압구정현대·대치우성 등 대형평형도 신고가
입력 2019-10-15 17:47 
서울 내 최고 입지로 꼽히지만 절대가격이 높고 규제가 집중돼 크게 움직이지 않던 압구정 현대와 대치 '우선미(우성·선경·미도)' 대형 아파트 매물마저 잇따라 최고가로 거래되고 있다. 강남, 재건축, 똘똘한 한 채 등 정부 규제의 1순위 타깃인 이 지역 대형 평형의 신고가 행진에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등 부동산 규제 무용론마저 나오고 있다.
분양가 규제가 신축 중소형 값을 급등시키면서 구축과 재건축에 이어 대형 평형까지 집값을 밀어올리고 있어서다.
15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1차 전용 196㎡(14층) 매물이 지난 8월 말 47억원에 거래된 것으로 확인됐다. 같은 단지 동일 평형 1층이 5월 37억1500만원에 거래된 이후 6월 43억원, 7월에는 45억원에 실거래됐다. 거래가 많이 이뤄지지는 않아도 꾸준히 사상 최고가를 써가는 모양새다.
강남구 대치동 선경1차 136㎡(13층)는 8월 말 32억원에 팔렸는데, 이 평형에서 30억원을 넘어선 첫 거래다. 6월 말 같은 평형 14층 매물이 29억1000만원에 거래된 지 두 달 만에 약 3억원 오른 셈이다.

2004년 완공된 강남구 개포동 개포자이도 대형 평형이 오랜만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기록했다. 지난달 전용 170㎡(10층)가 21억3000만원에 거래됐는데, 같은 평형(15층) 작년 1월 거래가(17억5000만원)보다 3억8000만원 오른 액수다.
같은 날 압구정현대아파트 맞은편 부동산 중개업소들은 정부 단속으로 모두 문을 닫고 전화 영업만 하고 있었다.
E부동산중개소 대표는 "요즘에는 특히 지방 부자들의 압구정현대 대형 평형에 대한 매수 문의가 꾸준히 늘고 있다"며 "파는 쪽에서는 층수 상관없이 무조건 최고가 거래를 원하기 때문에 가격은 계속 오를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또 그는 "지금 반포 신축이 평당 1억원을 찍었다고 하지만 압구정현대 대형 평형은 평당 7000만원 수준이기 때문에 되레 싸보이는 게 사실"이라며 "정부가 규제를 강화할수록 부자들은 불안해지고, 불안한 부자들은 결국 먼 미래를 보고 최고 입지 대형 평수에 돈을 묻게 된다"고 설명했다.
강북 지역 분양가도 계속 오르고 있다. 동작구 흑석뉴타운 아크로리버하임 84㎡는 지난달 25일 18억5000만원에 거래돼 두 달도 안돼 4억원 이상 급등했다.
마포구 염리동 마포프레스티자이 59㎡ 분양권은 11억5000만원에 거래돼 직전가보다 2000만원 올랐고, 영등포구 신길동 보라매 SK뷰 59㎡는 10억5148만원에 팔려 10억원 선을 처음으로 넘었다.
고준석 동국대학교 겸임교수는 "정부 규제로 새 아파트 공급이 줄어들면서 신축 중소형이 급등했고, 그 과정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됐던 강남 재건축 대형 평수들이 최근 균형을 맞추고 있다"며 "정부가 재건축·재개발 규제 완화 등 핵심지 공급 시그널을 주지 않으면 일단 규제를 피한 단지에서 주변으로 상승세가 전이되는 사이클을 막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전범주 기자 / 이선희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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