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아빠·삼촌 찬스` 전남대병원 채용비리 국감서 질타
입력 2019-10-15 15:56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전남대병원 고위 간부가 아들과 조카 채용에 관여하는 등 '불법 채용비리'가 발생했으나 병원 측은 경고에 그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됐다.
15일 광주 전남대 본관 1층 회의실에서 열린 국회 교육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전남대병원 사무국장 아들과 조카가 모두 채용됐다. 아들은 지난해 채용돼 올해 2월 정규직으로 전환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직권을 남용하면 형사 처벌될 수도 있는데 교육부는 공공기관 채용 비리 감사에서 경징계를 요구하고 끝냈다. 이러니 대한민국 청년들이 분노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의원은 "당시 합격자 10명 중 전남대병원 실습 경력이 없던 사람은 아들과 그의 여자친구 등 2명뿐이었다. '아빠 찬스'도 아니고, '삼촌 찬스'를 넘어 '남친 아빠 찬스'까지 간 것이라면 심각하다"며 추가 비리 의혹을 제기했다.

이찬열 바른미래당 의원도 "아들과 조카를 자신이 근무하는 병원에 취직시키는 게 말이 되느냐. 전문지식이 있어서 월등히 나은 사람이라면 모를까"라며 "병원장의 직무유기도 크다"고 비판했다.
이 의원은 "병원장이 관리에 대한 책임은 물론, 사후보고를 받았으면서 아무런 조치나 점검을 하지 않았다면 병원장을 빨리 그만둬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교육부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확실히 조사해달라. 눈꼽만큼도 잘못된 점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이삼용 전남대병원장은 "해당 관리자가 (담당 업무상) 마지막 결재에만 참여한 것으로 보고받고 경고 조치했다. 정규직 전환이나, 필기시험 문제에 구성원이 접근할 수 있는지 등은 확인해보겠다"고 답했다.
사무국장은 채용된 아들 여자친구와 관련해 "학창 시절에 친하게 지내다가 헤어졌고 합격한 것을 나중에 알았다"는 취지로 해명했다.
전남대병원은 작년 11∼12월 교육부 공공기관 채용 비리 감사에서 부적정 행위가 적발돼 교육부로부터 중징계 1명, 경징계 12명, 경고 9명 등의 조치를 요구받았다.
병원 측은 일부 직원들이 채용 관리 업무에 참여한 것은 맞으나 불법 행위를 저지르지는 않았다며 이 중 12명에게 감봉(1명)·경고(11명) 조치를 했다.
이 과정에서 사무국장이 조카 서류·면접 심사위원이었으며, 아들이 응시할 당시 시험관리위원으로 참여한 사실이 알려졌다.
전남대병원 노조는 병원 측이 합당한 처벌을 하지 않았다며 광주지검에 이들을 업무방해 혐의로 고발했다.
[디지털뉴스국 김설하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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