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만에 쌀 공급량이 국내 수요량을 밑돌 것으로 보인다.
15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9년 쌀 예상생산량 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전국 쌀 예상 생산량은 1년 전보다 2.3% 감소한 377만9000t이다. 기록적인 냉해로 생산량이 급감했던 1980년(355만 t) 이후 가장 흉작이다. 지난 2016년부터 4년 연속 감소세다. 태풍 타파와 미탁의 영향으로 쌀 생산량은 더 감소할 수도 있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예상한 올해 햅쌀 수요는 380만t으로 2만1000t 더 작다. 쌀 공급량이 수요를 밑돈 건 2012년 이후 처음이다. 그간 쌀 생산량이 꾸준히 줄었지만 수요가 더 빠르게 급감하면서 공급 과잉이 계속됐다. 지난 5년 동안 남아도는 쌀만 해도 100만 t에 가깝다.
쌀 수년 전부터 계속되는 재배면적 감소와 최근 태풍 영향 등으로 10a당 생산량 감소에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 재배면적은 1년 전보다 1.1% 감소한 71만9820ha다. 올해 정부의 논 타작물 재배 지원사업과 건물 건축, 공공시설 등 택지개발에 따른 경지 감소 등의 영향으로 줄었다.
10a(1000㎡) 당 예상생산량은 1년 전보다 1.1% 감소한 518kg이다. 현미를 쌀로 환산하는 비율인 조정 현백률 90.4% 적용시 1년 전보다 6kg 감소했다. 벼 낟알이 익는 시기(등숙기)에 제13호 태풍 '링링', 일조시간 감소 등의 영향으로 10a당 생산량 감소로 이어졌다. 시·도별로 전남(74만7000t)이 가장 많고, 충남(71만4000t), 전북(60만6000t) 등의 순이다.
통계청은 이번 조사는 9월15일 기준으로 조사 이후 발생한 제17호 태풍 타파와 제18호 태풍 미탁에 의해 수치가 변동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태풍 영향으로 국내 쌀값도 최근 반등세를 보이고 있다. 경북도에 따르면 지난 5일 기준 쌀값이 80kg 기준 19만1912원으로 지난달 25일(18만5520원)보다 6392원(3.4%)이 상승, 반등했다. 그러나 쌀값이 지속적으로 오를 지 여부는 아직 확실치 않다. 수요에 비해 모자라는 햅쌀량 자체가 전체 생산량 대비 크지 않고 재고쌀도 넉넉한 편이기 때문이다.
[이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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