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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광, HUG사장실 옆 김현미 방도 만들려했다"
입력 2019-10-15 15:35  | 수정 2019-10-15 18:31

이재광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사장이 방만한 경영과 과도한 의전으로 국회 국정감사에서 집중 질타를 받았다. 세입자에게 보증금반환 보험을 제공하는 등 국민 주거복지를 증진한다는 본래 업무보다 '잿밥'에 더 관심이 많다는 것이다.
일부 야당 의원들은 이 사장의 퇴진을 요구하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14일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용호 무소속 의원은 이 사장의 '방만경영'과 '황제의전'을 지적했다. 이 의원은 "작년 10월에 갑작스럽게 사장실과 임원실이 있는 서울역 인근 집무실을 여의도로 옮겼다"며 "1년 동안 의무 임대차 기간이 남아있어 결과적으로 3억 5000만원의 임대료와 관리비 손실을 입혔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또 "여의도 빌딩에는 국토부의 요청이 없었는데도 장관실까지 만들려고 했다"며 "도덕적 해이가 심각한 수준"이라고 질타했다.
이 의원은 이 사장이 풍수지리에 심취해 불필요한 사무실 이전을 했다는 '음모론'도 꺼냈다. 그는 "풍수지리에 관심이 많은 것 같다"며 "서라벌대 풍수명리학과 교수를 불러다가 강의를 한 적도 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이 사장이 공용차량을 독점 사용하고 1200여만원을 들여 호화 개조(튜닝)을 한 사실도 드러났다. 또한 부산 해운대구의 고급 주상복합 사택을 받고도 더 넓고, 더 높고, 더 좋은 조망이 나오는 집으로 옮긴 후 1200만원가량을 들여 침대와 식탁 등을 교체한 사실도 있었다.
이현재 자유한국당 의원은 이 사장이 취임 후 1년 6개월 동안 여섯 차례에 걸쳐 외유성 출장을 다녀왔다고 비판했다. 전임자인 김선덕 전 사장보다 세 배나 많은 수준이다. HUG가 해외에서 사업을 진행하지도 않는데 이 사장은 지나치게 많이 해외 출장을 다녀왔다는 비판이다.
'갑질 논란'도 있다. 이 사장은 HUG의 청소를 담당하는 노동자에게 추가 수당 등을 주지 않고 사택 청소를 시킨 사실도 지적받았다. 노조 조합원들에게 노조를 탈퇴하도록 종용하고, 지인을 부당하게 채용시켰다는 의혹도 나왔다.
업무를 제대로 하는 것도 아니라는 비판도 나왔다. 송석준 자유한국당 의원은 "분양가 산정에 일관성이 없다"고 비판했다. 예를 들어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재건축의 공시가격은 광진구 e편한세상 광진그랜드파크보다 1.7배가량인데 분양가는 오히려 20% 정도 낮다.
이 사장은 국감장에서도 불성실한 태도를 보여 빈축을 사기도 했다. 주승용 바른미래당 의원은 "답변도 제대로 안 하고 문제를 개선하려는 의지도 안 보인다"고 말했다. 여당 의원들마저 쓴소리를 했다.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작년에도 비슷한 지적을 했는데 달라지는 건 없다"며 "이 순간만 모면하려는 것 같다"고 했다.
각종 문제 제기가 이어지자 야당 의원들은 이 사장의 사퇴까지 주장했다. 이헌승 자유한국당 의원은 "수사도 받아야 하는 수준"이라고 언급했다. 이 같은 지적이 이어지자 이 사장은 "지적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며 "다시는 그런 일이 없도록 경영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사퇴 요구에 대해서는 "아직 할 일이 남아 있다"며 거부했다.
[손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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