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오늘(15일) 오후 평양 김일성경기장에서 열리는 남북의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3차전 경기 영상을 남한 측에 제공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따라 29년 만의 '평양 원정' 경기에 대한 사후 녹화 중계가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경기 영상 DVD를 우리 측 대표단 출발 전에 주겠다는 약속을 (북한으로부터) 확보받았다"고 말했습니다.
한국 대표팀은 이날 경기를 마친 뒤 내일(16일) 오후 5시 20분쯤 평양에서 출발해 중국 베이징을 경유한 뒤 모레(17일) 새벽 0시 45분쯤 인천공항에 도착할 예정입니다. 대표단이 갖고 들어올 DVD 영상도 이때쯤 남한 땅에 도착하는 것입니다.
통일부 당국자는 "(영상이) 곧바로 방송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고 기술체크 시간이 필요하다"며 "(시간은) 제법 지나지만 국민들이 영상을 직접 볼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경기 전체 영상이 제공되느냐는 질문에 "그런 것 같다"고 답했습니다.
아울러 김일성경기장 내 기자센터에서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어 경기장 현지에서 남측으로 연락할 수단을 확보하게 됐다고 이 당국자는 설명했습니다.
평양에 동행한 대한축구협회 직원 2명이 AD카드(등록인증카드)를 받아 경기장 기자센터에서 경기 소식을 남측에 전달할 예정입니다.
다만 평양에서 메신저는 잘 작동이 되지 않아 주로 이메일을 통해 서울·평양간 연락을 하는 상황입니다.
전화통화의 경우 남측에서 북측에 발신할 수는 없고, 북측에서만 제3국을 경유한 국제전화를 사용해 전화를 걸어올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통일부 당국자는 "경기 진행상황 속보를 전하는 것은 전화보다는 인터넷이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며 "그 방법을 통해 최대한 신속하게 실시간으로 경기 진행상황을 우리에게 전달하는 걸 확인할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경기 중 사진을 인터넷으로 남측에 전송하는 것도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습니다.
다만 평양에서 동영상을 직접 전송하기는 쉽지 않았던 것으로 보입니다. 다른 통일부 관계자는 "동영상 (전송은) 북측 협조가 필요하고, DVD 제공 외에는 다른 협조 사항이 없었다"고 전했습니다.
다른 지상파 방송사들과 공동주관방송사로서 북측과 협상 중인 KBS는 막판 조율 중으로 정부에 비해 좀 더 신중한 입장을 보였습니다.
KBS는 "현지 생방송은 무산된 가운데 북측과 녹화 중계방송을 위한 논의를 계속하고 있다"며 "녹화 화면에 대한 방송권료는 아직 정리되지 않았다. 협상 여하에 따라 편성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녹화된 화면을 북한축구협회에서 대한축구협회에 전달하면 인편으로 지상파 3사에 전달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남북 간의 역사적 평양 원정 경기는 오후 5시30분에 펼쳐집니다.
현지에서는 태극기 게양과 애국가 연주 등에 대한 리허설도 컴퓨터로 진행됐습니다.
경기 일정 이외에 다른 일정도 소화하느냐는 질문에 통일부 당국자는 "경기에만 집중하겠다는 방침을 갖고 간 것으로 안다"고 말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