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홍콩 통화당국, 민주화 요구 시위 장기화에 `양적완화` 나서
입력 2019-10-15 13:55 
평화 집회에 모인 홍콩 시민들. [AP = 연합뉴스]

민주화 요구 시위가 다섯 달째 이어지는 홍콩의 통화 당국이 경기 하강을 막기 위한 양적 완화에 나선다.
15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홍콩의 실질적인 중앙은행인 홍콩금융관리국은 '경기 대응 완충자본'(CCB·Countercyclical Capital Buffer) 적립 비율을 기존 2.5%에서 2.0%로 0.5%p 낮춘다고 밝혔다. CCB는 중앙은행이 경기 침체 등 비상시를 대비해 시중은행에 일정 비율의 자본을 적립하도록 의무화한 것으로 이를 0,5%p 낮추면 2000억~3000억홍콩달러(약 30조~45조원)의 유동성이 시중에 공급된다.
에디 웨 홍콩금융관리국장은 "경기지표 등을 보면 홍콩의 경제 여건이 지난 6월 이후 심각하게 악화했다"며 "CCB 비율을 낮추면 은행들이 내수를 뒷받침하고 경기 하강을 완화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무역전쟁에 시위 사태까지 겹치면서 홍콩의 올해 2분기 국내총생산(GDP)은 전년 동기 대비 0.6% 증가에 그쳤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했던 지난 2009년 3분기 이후 10년 만에 최악의 성장률이 올해 1분기에 이어 두 달째 이어진 것이다.
이번 양적 완화 정책은 투기 세력의 공매도 공격을 받는 '달러 페그제' 유지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특히 시위 사태 등으로 자본 유출이 이어지고 경기 하강이 심해지면 달러 페그제가 무너질 수밖에 없다는 판단 아래 투기 세력은 최근 홍콩달러에 대한 공매도 공격을 가하고 있어 홍콩 당국 입장에서는 경기 안정을 꾀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디지털뉴스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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