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나루히토 일왕 즉위식에 이낙연 국무총리가 참석합니다.
이 총리 방문에 대한 일본의 기대도 크다고 하는데, 한일 양국 관계가 회복되는 계기가 될 수 있을지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정치부 신동규 기자와 이야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 질문 1 】
먼저 궁금한 점부터 묻도록 하겠습니다. 나루히토 일왕은 지난 5월에 왕위에 오른 것으로 알고 있는데, 왜 즉위식은 10월에 하나요?
【 기자 】
말씀하신 것처럼 나루히토 일왕은 지난 5월 아버지 아키히토 일왕으로부터 왕위를 물려받았습니다.
하지만 외부 축하사절을 불러 공식적인 행사를 하기에는 시간이 필요한 만큼, 10월 22일을 공식 즉위식으로 결정했습니다.
1990년 아키히토 일왕 즉위식 때는 그 전임자인 히로히토 일왕이 사망하면서 물려받았기 때문에 다소 엄숙했지만,
이번에는 생전에 물려받은 만큼 마음껏 축하하는 분위기입니다.
【 질문 2 】
그렇군요. 누가 참석하는지도 관심인데, 미국이나 중국에서는 누가 참석하나요.
【 기자 】
미국에서는 애초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었는데요.
대신 일레인 차오 교통부 장관이 참석합니다.
펜스 부통령은 미국 내에서 한창 논란인 '우크라이나 의혹'에 대응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고요.
중국에서는 시진핑 주석의 오른팔로 불리는 왕치산 국가 부주석이 참석할 예정입니다.
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한국에도 잘 알려진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참석합니다.
세계 각국의 넘버원은 아니지만, 권력서열 2~3위 권의 인사들이 참석하는 셈입니다.
【 질문 3 】
그럼 이번에는 아베 총리와 이낙연 총리도 회담을 하겠죠?
일본 언론을 보면 이 총리에 대한 기대가 큰 것 같은데 왜 그렇습니까?
【 기자 】
네, 아베 신조 총리와는 대략 15분 정도 회담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낙연 총리가 '지일파'로 꼽힌다는 것은 잘 알고 계실 텐데, 그만큼 일본 정계뿐 아니라 재계에도 인맥이 넓습니다.
총리실 관계자들 말을 들어보면, 기회가 있을 때는 통역 없이 일본의 유력인사들을 혼자 만날 정도로 일본어에 능통하다고 합니다.
실제로 1990년에 신문사 특파원으로 있으면서 전임 아키히토 일왕 즉위식을 직접 보도하기도 했었고요.
최근 한일 경색 국면에서도 이 총리는 아베 총리 측과 연락을 취하며 해법을 찾기 위해 동분서주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마디로 일본 입장에서 이 총리는 일본을 이해하고 말이 통하는 상대라고 평가하는 것입니다.
【 질문 4 】
문재인 대통령 참석 가능성도 나왔었는데 결국 이낙연 총리로 최종 확정된다는 것은, 한일 관계가 여전히 잘 안 풀리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을까요?
【 기자 】
식민 통치 등 한국과 일본의 역사를 감안할 때, 우리나라 대통령이 일왕 즉위식에 참석할 가능성은 처음부터 희박했습니다.
다시말해 문 대통령이 참석한다는 것은 일본으로부터 획기적인 선물이 있어야 한다는 의미인데, 일본 정치적 상황이 그렇지 못합니다.
전문가 의견을 한 번 들어보시죠.
▶ 인터뷰(☎) : 양기호 / 성공회대 일본학과 교수
- "한일 양국 간에 강제징용 해법에 대해서 실질적인 합의에 도달했다는 전제로 (한일 정상회담이) 된다면 대대적으로 (언론이) 보도해도 양국에 부담이 되지 않는데, 구체적인 성과가 없다면 일본이나 한국이나 둘 다 부담이 되거든요."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 등 일부에서는 문 대통령의 일본 방문은 감동을 줄 것이라고 했지만,
뚜렷한 결과물이 없을 경우 문 대통령 입장에서는 "도대체 왜 갔느냐"는 비판에 직면할 수도 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 질문 5 】
전임 아키히토 일왕은 한일 갈등의 중재 역할을 일정부분 했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최근에 한일 문제에 대한 나루히토 일왕의 입장이 나온 적이 있습니까?
【 기자 】
나루히토 일왕의 공식 메시지로 볼만한 것이 지난 5월 내부 즉위식 때 있었는데요.
전임 아키히토 일왕과 마찬가지로 전쟁을 하지 않는다는 평화헌법 정신을 계승한 것으로 평가는 받지만, 한일 관계를 콕 집어 언급했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일왕이 정치적인 메시지를 내는 것은 헌법정신에 어긋난다고 일본에서는 보고 있기 때문인데요.
우리나라에서는 종종 일왕이 직접 과거 전쟁에 대해 사과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는데, 일본에서는 일왕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위헌적 시각이라고 해서 반감을 갖는 분위기입니다.
【 앵커멘트 】
한일 양국의 시각차가 정말 큰 것 같군요.
어쨌든 이번 이낙연 총리의 참석이 양국 갈등 해소에 중요한 계기인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신동규 기자였습니다.
나루히토 일왕 즉위식에 이낙연 국무총리가 참석합니다.
이 총리 방문에 대한 일본의 기대도 크다고 하는데, 한일 양국 관계가 회복되는 계기가 될 수 있을지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정치부 신동규 기자와 이야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 질문 1 】
먼저 궁금한 점부터 묻도록 하겠습니다. 나루히토 일왕은 지난 5월에 왕위에 오른 것으로 알고 있는데, 왜 즉위식은 10월에 하나요?
【 기자 】
말씀하신 것처럼 나루히토 일왕은 지난 5월 아버지 아키히토 일왕으로부터 왕위를 물려받았습니다.
하지만 외부 축하사절을 불러 공식적인 행사를 하기에는 시간이 필요한 만큼, 10월 22일을 공식 즉위식으로 결정했습니다.
1990년 아키히토 일왕 즉위식 때는 그 전임자인 히로히토 일왕이 사망하면서 물려받았기 때문에 다소 엄숙했지만,
이번에는 생전에 물려받은 만큼 마음껏 축하하는 분위기입니다.
【 질문 2 】
그렇군요. 누가 참석하는지도 관심인데, 미국이나 중국에서는 누가 참석하나요.
【 기자 】
미국에서는 애초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었는데요.
대신 일레인 차오 교통부 장관이 참석합니다.
펜스 부통령은 미국 내에서 한창 논란인 '우크라이나 의혹'에 대응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고요.
중국에서는 시진핑 주석의 오른팔로 불리는 왕치산 국가 부주석이 참석할 예정입니다.
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한국에도 잘 알려진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참석합니다.
세계 각국의 넘버원은 아니지만, 권력서열 2~3위 권의 인사들이 참석하는 셈입니다.
【 질문 3 】
그럼 이번에는 아베 총리와 이낙연 총리도 회담을 하겠죠?
일본 언론을 보면 이 총리에 대한 기대가 큰 것 같은데 왜 그렇습니까?
【 기자 】
네, 아베 신조 총리와는 대략 15분 정도 회담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낙연 총리가 '지일파'로 꼽힌다는 것은 잘 알고 계실 텐데, 그만큼 일본 정계뿐 아니라 재계에도 인맥이 넓습니다.
총리실 관계자들 말을 들어보면, 기회가 있을 때는 통역 없이 일본의 유력인사들을 혼자 만날 정도로 일본어에 능통하다고 합니다.
실제로 1990년에 신문사 특파원으로 있으면서 전임 아키히토 일왕 즉위식을 직접 보도하기도 했었고요.
최근 한일 경색 국면에서도 이 총리는 아베 총리 측과 연락을 취하며 해법을 찾기 위해 동분서주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마디로 일본 입장에서 이 총리는 일본을 이해하고 말이 통하는 상대라고 평가하는 것입니다.
【 질문 4 】
문재인 대통령 참석 가능성도 나왔었는데 결국 이낙연 총리로 최종 확정된다는 것은, 한일 관계가 여전히 잘 안 풀리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을까요?
【 기자 】
식민 통치 등 한국과 일본의 역사를 감안할 때, 우리나라 대통령이 일왕 즉위식에 참석할 가능성은 처음부터 희박했습니다.
다시말해 문 대통령이 참석한다는 것은 일본으로부터 획기적인 선물이 있어야 한다는 의미인데, 일본 정치적 상황이 그렇지 못합니다.
전문가 의견을 한 번 들어보시죠.
▶ 인터뷰(☎) : 양기호 / 성공회대 일본학과 교수
- "한일 양국 간에 강제징용 해법에 대해서 실질적인 합의에 도달했다는 전제로 (한일 정상회담이) 된다면 대대적으로 (언론이) 보도해도 양국에 부담이 되지 않는데, 구체적인 성과가 없다면 일본이나 한국이나 둘 다 부담이 되거든요."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 등 일부에서는 문 대통령의 일본 방문은 감동을 줄 것이라고 했지만,
뚜렷한 결과물이 없을 경우 문 대통령 입장에서는 "도대체 왜 갔느냐"는 비판에 직면할 수도 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 질문 5 】
전임 아키히토 일왕은 한일 갈등의 중재 역할을 일정부분 했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최근에 한일 문제에 대한 나루히토 일왕의 입장이 나온 적이 있습니까?
【 기자 】
나루히토 일왕의 공식 메시지로 볼만한 것이 지난 5월 내부 즉위식 때 있었는데요.
전임 아키히토 일왕과 마찬가지로 전쟁을 하지 않는다는 평화헌법 정신을 계승한 것으로 평가는 받지만, 한일 관계를 콕 집어 언급했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일왕이 정치적인 메시지를 내는 것은 헌법정신에 어긋난다고 일본에서는 보고 있기 때문인데요.
우리나라에서는 종종 일왕이 직접 과거 전쟁에 대해 사과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는데, 일본에서는 일왕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위헌적 시각이라고 해서 반감을 갖는 분위기입니다.
【 앵커멘트 】
한일 양국의 시각차가 정말 큰 것 같군요.
어쨌든 이번 이낙연 총리의 참석이 양국 갈등 해소에 중요한 계기인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신동규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