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단독] 허공에 날아간 3,600억 원…'MB 자원펀드' 참담한 성적표
입력 2019-10-13 19:30  | 수정 2019-10-14 07:40
【 앵커멘트 】
이명박 정부 하면 생각나는 대표 정책 가운데 하나가 바로 '자원외교'죠.
숱한 비리 의혹으로 얼룩진 불명예스러운 국가사업인데 투자 결과도 황당하기만 합니다.
국책은행 등이 해외자원개발에 3천억 원 넘게 쏟아넣었다가 몽땅 날린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박유영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 기자 】
▶ 인터뷰 : 이명박 / 전 대통령 (지난 2011년 8월)
- "에너지를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것은 국가 생존을 좌우하는 에너지 안보 문제입니다. 중동은 물론 중남미와 아프리카 여러 나라들과 협력을 강화하면서 자원외교를 펼쳐왔습니다."

이명박 정부는 2010년, 자원외교의 연장선에서 당시 지식경제부 주도로 해외자원개발펀드 2개를 조성했습니다.

1호 펀드인 트로이카, 2호 펀드인 글로벌다이너스티가 그 주인공입니다.

세계 곳곳의 가스전에 투자한 두 펀드에는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석유공사, 전력공사 등 주로 국책은행과 공기업들이 출자했습니다.


하지만, 결과는 대실패였습니다.

트로이카 펀드의 경우 2010년 이후 북미지역 가스전에 3천367억 원을 투자했는데 올 6월 기준 장부가치는 13억 원, 99% 손실을 입었습니다.

가스가격 예측이 완전히 빗나갔기 때문입니다.

그나마 이 13억 원도 매각 절차가 끝나면 회수할 수 있을지 불투명합니다.

▶ 인터뷰(☎) : 한국산업은행 관계자
- "세계적으로 자원 가격도 하락되고 그래서 투자를 더 진행할 수가 없었어요."

글로벌다이너스티 펀드 역시 영국 등의 가스전 개발에 263억 원을 넣었다가 100% 손실을 보고 청산 분배금만 조금 남겼습니다.

투자한 뒤에 사업성이 없다고 판단했거나 현지에서 개발 승인을 받지 못한 탓입니다.

▶ 인터뷰 : 정재호 / 더불어민주당 의원
- "리스크가 매우 높은 사업에 납득하기 어려운 공격적인 투자가 이뤄졌는데 국민 혈세를 투입한 만큼 더욱 정교한 검토가 필요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회고록에서 "자원외교는 성과가 10~30년에 걸쳐 나타나는 장기 사업"이라고 적었지만, 성과를 기대하기에는 이미 잃은 게 너무 많아 보입니다.

MBN뉴스 박유영 입니다.

영상취재 : 배병민 기자
영상편집 : 양성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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