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골드만 등 글로벌 IB 6곳, 현대카드 상장 주간사 격돌
입력 2019-10-13 17:13  | 수정 2019-10-15 13:40
현대카드 기업공개(IPO)를 둘러싸고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이 각축전을 펼칠 분위기다. 골드만삭스를 비롯한 외국계 증권사 6곳이 입찰 참여를 검토하고 있다. 현대카드의 매력이 높다기보다는 현대차그룹이라는 초우량 고객 상징성이 크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13일 IB 업계에 따르면 골드만삭스를 비롯한 외국계 IB 6곳은 최근 현대카드로부터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을 위한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받았다. 이들은 현재 내부적으로 입찰 참여 여부를 검토 중이다. 시장 관계자는 "당초 명단에 포함되지 않았던 골드만삭스도 RFP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며 "골드만삭스가 포함된 점에 외국계 모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카드는 7일 저녁 모건스탠리, 크레디트스위스,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 BoA메릴린치, JP모건 다섯 곳에 RFP를 발송했다. 국내 회사 중에서는 미래에셋대우와 신한금융투자,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 다섯 곳이 제안을 받았다.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는 이번 IPO와 관련된 상황을 가장 잘 이해하고 있는 곳으로 평가받는다. 두 IB는 2년 전 GE캐피탈 보유 현대카드 지분이 현대커머셜과 재무적투자자(FI)로 넘어올 당시 매각 자문을 맡은 바 있기 때문이다.
골드만삭스에서는 이번 딜을 정형진 한국 IB 대표와 에드워드 변 아시아·퍼시픽 매니징디렉터(MD)가 진두지휘하고 있다. 변 MD는 아시아 지역 IPO와 상장 전 지분투자(프리 IPO) 업무를 총괄 중이다. 모건스탠리에선 조상욱 한국 IB 대표와 안재훈 전무가 직접 챙기고 있다.

글로벌 IB들은 각자 강점을 내세워 이번 딜에 의욕을 드러내고 있다. JP모건은 현대캐피탈이 2005년 외화채권 시장에 데뷔할 당시 실무에 참여한 이후 정태영 대표이사 부회장과 끈끈한 관계를 이어왔다. BoA메릴린치는 2013년 현대로템 상장 주간사로 참여하며 현대차그룹 IPO를 경험해봤다는 강점이 있다.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은 최근 현대차그룹 딜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미국 자율주행 업체 앱티브와 조인트벤처(JV) 설립 과정에서 현대차그룹을 자문했다. 2015년에는 시장 예상을 깨고 정몽구·정의선 부자가 보유한 현대글로비스 지분(13.39%) 블록딜을 성사시키기도 했다. 크레디트스위스는 최근 현대캐피탈 출신 자금 담당 임원을 영입하는 등 그룹 실무진과 인적 교류가 활발하다.
글로벌 IB가 현대카드 상장에 눈독을 들이는 이유는 현대차그룹 거래이기 때문이다. 현대차그룹은 외국계 IB 핵심 고객사로 향후 지배구조 개편안을 필두로 현대엔지니어링과 현대케피코 IPO 등 후속 딜이 줄줄이 예정돼 있다. 외국계 입장에선 결코 놓치면 안 되는 '핵심 고객'인 것이다. IB 관계자는 "카드사 자체 매력이 떨어지고 공모 규모도 최대 5000억원 정도에 불과해 현대카드 딜 자체만 놓고 보면 커다란 매력이 있진 않다"며 "하지만 SK그룹과 더불어 자본시장 최대 고객인 현대차그룹 딜을 외면한다면 사실상 한국 비즈니스를 접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강우석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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