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15억 들인 도로 방음벽 70여 장 '와장창'…혈세로 교체?
입력 2019-10-12 12:59  | 수정 2019-10-12 13:21
【 앵커멘트 】
4년 전 서울 동부간선도로에 설치된 방음벽이 무더기로 깨진 채 방치되고 있습니다.
차로 단 30초를 가는 동안 깨져있는 방음벽이 70장이 넘을 정도인데, 방음벽을 교체하려면 또 혈세를 써야 하겠죠.
손하늘 기자가 현장취재했습니다.


【 기자 】
「서울 동쪽을 가로지르는 동부간선도로입니다.

한낮에도 교통량이 많아 길이 막히기 일쑤입니다.」

도로 양 옆으로 공원과 주택이 있다 보니 해당 지자체는 4년 전 15억 원을 들여 방음벽을 새로 세웠습니다.

그런데 멀리서 슬쩍 봐도 이 신형 방음벽 곳곳에 깨진 흔적이 보입니다.

가까이 가 봤습니다.


▶ 스탠딩 : 손하늘 / 기자
- "도로변에 설치된 방음벽입니다. 보시는 것처럼 방음벽 유리가 줄줄이 깨져있습니다. 아래쪽 유리는 대부분 깨져있고, 위쪽도 예외는 아닙니다."

방음벽 9개가 연속해서 부서진 곳도 있습니다.

직접 세어봤더니 「걸어서 5분 남짓, 차로는 불과 30초 거리에 깨진 방음벽이 70개가 넘습니다.」

▶ 인터뷰 : 인근 주민
- "아무래도 주민한텐 안 좋지요. 잘 보존되면 좋은데 그게 아니니까…."

지자체가 깨진 유리를 갈아끼우고 있는데도 파손된 유리 숫자는 오히려 더 늘어가고 있습니다.

주민들은 부실공사나 불량자재 사용을 의심합니다.

▶ 인터뷰 : 인근 주민
- "이게 바로 (공사)돼야 하는데 약간 틀어진다든가…."

▶ 인터뷰 : 인근 주민
- "이게 불량이라는 거지요. 금간 게…."

「지자체와 시공사는 해당 방음벽이 강화접합유리인 만큼, 깨진 유리가 당장 차량이나 보행자를 덮칠 가능성은 극히 낮다고 설명합니다.」

서울시가 방음벽 파손을 조사했지만 원인이 명확하지 않아 당장 시공사에 책임을 물을 수도 없습니다.

지금까지 깨진 방음벽을 교체하려면 비용이 수천만 원인데, 앞으로 유지관리를 하는데도 세금이 투입될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 인터뷰 : 시공사 관계자
- "시공사가 잘못했다면 당연히 저희가 스스로 해야 하는 거고, 서로 협의를 좀 해야할 것 같습니다."

서울시는 내년 초까지 깨진 방음벽을 모두 교체하는 한편, 방음벽 재질을 바꾸는 등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MBN뉴스 손하늘입니다.
[ sonar@mbn.co.kr ]

영상취재: 김현석 기자
영상편집: 송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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