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한국형 헤지펀드 1위…5년새 5조 모아
입력 2019-10-09 17:49  | 수정 2019-10-09 20:40
◆ 라임 환매중단 사태 / 라임자산운용은 어떤 회사 ◆
사모자산운용사 설정액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라임자산운용은 원종준 대표(만 40세)가 2012년 창립한 투자자문사에서 시작했다. 처음에는 주식 자문과 일임 서비스를 제공하다 2015년 전문 사모운용사로 전환됐다. 원 대표는 트러스톤자산운용과 브레인자산운용에서 주식 운용을 맡았던 정통 주식맨으로 30대 초반에 회사 창업에 뛰어들었다. 헤지펀드의 매매 기법인 롱숏에 특화된 회사로 소문나면서 2014년 7000억원가량이 몰리기도 했다.
라임자산운용의 본격적인 성장은 2015년 이종필 부사장(만 41세)이 합류하면서 시작됐다. 이 부사장은 대신증권, LIG투자자문, IBK투자증권, HSBC 등에서 애널리스트를 맡았던 대체투자 전문가다. 2016년 대체투자 펀드인 새턴 1호를 출시하면서 라임자산운용에는 빠른 속도로 자금이 유입되기 시작했다. 2017년 말 운용자산 1조5000억원을 돌파했으며 2018년 4월엔 2조원을 돌파하며 전문 사모운용사 중 수탁액 1위를 기록했다. 우리은행, 신한금융투자 등이 주 판매처였는데 주식의 변동성을 싫어하면서도 시중 금리보다도 높은 투자처를 원하는 고객들의 니즈를 간파한 것이다. 대체자산뿐만 아니라 무역금융, 매출채권, 채권 매칭형 펀드, 코스닥벤처 펀드 등 다양한 상품을 제시하며 흥행몰이를 했다. 2018년 11월엔 수탁액이 3조원, 2019년 2월엔 4조원을 돌파했으며 올 7월에는 5조8747억원으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약 5년 새 5조원의 투자자금이 몰렸다.
그러나 메자닌 펀드를 중심으로 수탁액이 늘다 보니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다. 우선 메자닌 발행 기업 대부분 신용등급이 없다 보니 부실 기업에 투자한 것이 아니냐는 오해를 산 것이다. 여기에 대해 이 부사장은 "전환사채의 경우 신용등급을 받기 어려운 기업들이 자금을 조달하는 일반적인 방법"이라며 "투자자 보호를 위해 충분한 담보를 설정했으며 기업들에 자금을 조달하는 모험자본의 역할을 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라임자산운용에 메자닌을 발행한 기업들은 부실 기업이라는 '라임 리스트'가 돌면서 해당 기업의 주가가 떨어지자 메자닌 가치가 더욱 떨어지는 악순환이 발생했다. 주가가 떨어지면서 리픽싱을 여러 차례 거쳤지만 여전히 주식 전환 이득이 없는 상태가 됐기 때문에 펀드 수익률 역시 떨어지기 시작한 것이다. 라임자산운용의 메자닌 펀드를 제외하고 주식, 일반채권, 부동산 펀드의 수익률은 선방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라임자산운용이 각종 의혹에 휘말리면서 투자자금은 이탈했다. 채권 레버리지 전략을 쓰는 스텔라 펀드의 경우 연초 대비 수익률이 6%를 기록하고 있지만 한 달간 300억원이 빠져나갔다. 이에 따라 라임자산운용의 최근 수탁액도 5조원 아래로 떨어졌다.
[김제림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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