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한 우물` 파는 펀드가 뜬다
입력 2019-10-09 17:23 
해외주식형 펀드의 설정액이 최근 석 달 새 8000억원 넘게 감소한 가운데 일부 글로벌 주식 펀드는 오히려 설정액이 늘어 눈길을 끌고 있다. 특히 배당이나 퀄리티 등 팩터 전략을 활용하는 펀드들의 설정액 증가가 큰 편이었다. 팩터 투자는 배당, 퀄리티, 사이즈, 밸류, 저변동성, 모멘텀 등 요소별로 종목을 선별하는 투자기법이다.
최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4일 기준 해외주식형 펀드 771개의 설정액은 최근 3개월 동안 8015억원 감소했다. 그러나 전반적인 감소세 속에서도 글로벌 기업에 분산투자하는 128개 펀드 설정액은 1314억원 증가했다. 이들 펀드 가운데 설정액 증가가 가장 두드러졌던 상품은 지속가능한 배당을 추구하는 '피델리티글로벌배당인컴증권자투자신탁'이었다. 이 펀드는 3개월 동안 설정액이 1071억원 증가했다. 이와 관련해 피델리티자산운용 관계자는 "최근 시장 변동성이 높아지면서 인컴을 통한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하는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며 "전 세계의 다양한 투자기회에 분산된 포트폴리오로 우수한 위험조정 수익률을 제공해 투자자들의 수요와 맞물렸을 것"이라고 했다.
배당 외에 저변동성 등 다른 팩터 전략을 활용한 펀드도 최근 설정액 증가세가 돋보였다. 한국투자웰링턴글로벌퀄리티증권자투자신탁H는 3개월 동안 설정액이 807억원 늘어났다.
한국투자신탁운용 관계자는 "상대적으로 경기가 양호한 미국과 기타 유럽 등 선진국 대형 퀄리티 주식에 투자한다"며 "지정학적 불안과 미·중 무역갈등이 고조되는 등 변동성이 확대된 현재 시장 상황에서도 성과가 양호해 자금이 몰리고 있는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또 한국투자SSGA글로벌저변동성증권자투자신탁H, AB글로벌로우볼증권투자신탁 등도 설정액이 30억~70억원 증가했다. 이들은 시장 불확실성 속에서 상대적으로 변동성이 낮은 종목들에 투자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정슬기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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