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전 현미경으로 환자 진료하는 국립중앙의료원

국립중앙의료원의 의료기기 교체가 제때 이뤄지지 않고 사고도 줄지 않아 환자 안전이 위협받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기동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립중앙의료원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보유한 의료기기 1604대 중 501대(31.2%)가 내구연한을 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 중 10년 이상 내구연한을 초과한 의료기기 비율도 7.4%에 달했다. 내구연한을 초과한 기간이 4년 이하의 노후장비 비율은 58.5%, 5~9년은 34.1%였다.
그 중 가장 오래된 건 1988년에 산 수술용 현미경이었다. 수술용 현미경의 내구연한은 9년으로 현재까지 총 22년 5개월이 초과된 상태다. 1992년에 구입한 담도 내시경, 1994년에 구입한 전기 수술기도 각각 내구연한으로부터 17년을 초과해 그 뒤를 이었다.
하지만 이같은 노후 의료장비를 교체하기 위한 예산 반영은 미미한 상황이다. 정부는 작년 국립중앙의료원에 대한 예산을 책정하며 정부출연금 236억원 중 14%에 해당하는 33억원만을 의료장비 현대화 사업에 반영했다.
기동민 의원은 환자 안전사고가 계속 발생한다는 점도 지적했다.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 간 국립중앙의료원에선 총 237건의 환자안전사고가 발생했다. 2015년 40건 발생했던 환자 안전사고는 2016년 46건, 2017년 49건, 2018년 66건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2019년 8월 현재 36건의 환자안전사고가 발생해 2018년 수치의 절반에 육박한 상태다. 환자안전사고 중 가장 많은 건 낙상사고로 전체 237건 중 174건(73.4%)이었다. 투약 사고가 26건(10.9%)으로 그 뒤를 이었다.
기동민 의원은 "우리나라 공공의료의 플래그쉽(기함)인 국립중앙의료원이 의료장비 현대화, 환자 안전 담보 등을 위한 해결 방안을 찾지 못한 채 제자리걸음을 반복하고 있다"며 "공공보건의료 체계 강화를 위해서는 신축-이전 문제도 중요하지만 보다 국민 안전이라는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기 의원은 "안전사고 문제 해결을 위해 관련 지침에는 문제가 없는지 원점에서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며 "재정 문제는 관계 부처에 적극 설명하고 설득해서 관련 예산 확보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정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