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서울 고척) 안준철 기자
사실 홈런 치고, 기쁘지 않았다.”
2019 KBO 준플레이오프(준PO)는 ‘박병호시리즈로 흘러가고 있다. 박병호(33)의 연이틀 홈런에 키움 히어로즈가 플레이오프행에 바짝 다가섰다. 하지만 경기 후 만난 박병호는 반성 모드였다.
키움은 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LG트윈스와의 준PO(5전 3선승제) 2차전에서 연장 10회 혈투 끝에 5-4로 극적인 역전 끝내기 승리를 거두며 시리즈 전적 2승을 만들었다. 플레이오프 진출까지는 단 1승만을 남긴 상황이다.
전날(6일) 열린 준PO 1차전에서 0-0으로 맞선 9회말 선두타자로 나와 LG 고우석에 끝내기 솔로포를 때리며 승리의 영웅으로 자리잡았던 박병호는 이날은 팀이 1-4로 끌려가던 8회말 1사 1루에서 LG 두 번째 투수 김대현의 4구째 시속 147km짜리 속구를 공략, 그대로 가운데 담장을 넘어가는 투런포를 때렸다. 비거리 125m 대형홈런이었고, 전날 1차전과 같은 코스였다.
특히 앞선 세 타석에서 LG 선발 차우찬에게 3연타석 삼진으로 물러났기에 아쉬움을 다소 풀 수 있는 홈런이기도 했다. 박병호는 2회 선두타자로 나와 삼진을 당했고, 4회 1사 1루에서도 삼진으로 물러났다. 가장 아쉬웠던 장면은 키움이 1-3으로 뒤진 6회말이었다. 박병호는 1사 2, 3루에서 헛스윙 삼진에 그쳤다.
하지만 박병호가 때린 추격의 투런포는 키움 타선에 기폭제가 됐다. 키움은 9회말 서건창의 적시타로 4-4 동점을 이뤄 경기를 원점으로 돌렸다. 연장으로 이어진 승부에서 흐름은 키움 쪽으로 흘러갔고, 연장 10회말 1사 3루에서 주효상이 2루수 땅볼로 3루 주자 김하성을 불러들이며 5-4, 극적인 역전승을 완성했다.
연이틀 박병호의 홈런은 승리라는 공식이 만들어지기도 했다. 장정석 키움 감독은 준PO 1차전을 마친 뒤 기세를 몰아 이번 포스트시즌은 박병호의 시리즈가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나타냈는데, 현실이 되고 있다.
하지만 경기 후 만난 박병호는 기뻐하면서도 반성하는 기색이 더 강했다. 박병호는 상대 선발 차우찬 선수의 커브에 계속 삼진을 당했는데, 첫 번째와 두 번째는 그렇다 쳐도, 세 번째 타석에서는 1점이라도 내야 하는 상황에서 상대 배터리 볼배합에 당해 아쉬웠다”며 사실 홈런 치고도 기쁘지 않았다. 그래도 마지막까지 찬스 만들고 그런 경기를 따라가게 돼 다행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어제도 말씀 드렸지만, 홈런을 떠나서 중요한 경기에서는 제가 못하면 다른 선수들이 잘해서 이기면 더 좋은 것이다. 선수들이 끝까지 열심히 해서 고맙고, 자칫 안 좋을 수 있는 분위기를 다른 선수들이 메워줬다. 물론 홈런이 발판이 됐다면 좋은거다”라고 덧붙였다.
홈런은 역시 노렸던 공이었다. 전날 고우석에게 때린 공도 빠른 공이 높게 들어왔다. 홈런을 때린 김대현의 공도 마찬가지였다. 박병호는 슬라이더 3개가 연속으로 들어왔다. 유강남 선수가 사인 냈는데 (김대현이) 싫다고 하길래 변화가 있을 거라 봤다. 노림수였다”며 홈런이라고 생각하진 않았다. 타구가 어제보단 안 나갔다. 사실 넘어가고, 안 넘어가고는 상관이 없었다. 점수를 따라가는 상황이었기에 열심히 뛰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다시 반성했다. 박병호는 오늘 만약 졌다면 그 순간이 얼마나 아쉬웠겠나. 상황에 맞게 타격을 해야 했다. 다행히 경기는 이겼다. 다음에는 더 신경 써야 할 것 같다. 물론 분위기 바꿀 수 있는 게 홈런인데 의식하면서 타격하기 보다는 상황에 맞게 해야 한다. 반성해야 할 부분이다”라고 말했다.
홈런은 승리라는 공식, ‘박병호시리즈라는 수식어가 붙었지만, 박병호는 공을 후배들에게 돌렸다. 불펜 투수들이 더 이상 실점 안하면서 따라 갈 수 있는 상황이 만들어졌다. 개인적으로 김웅빈이나 박정음이 보여줬던 중요한 순간 번트, 작전으로 진루하는 과정이 중요했다. 우리가 점수 낼 수 있는 상황에서 어린 선수들이 역할을 해줬고, 결과가 좋았다”고 말했다. jcan1231@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사실 홈런 치고, 기쁘지 않았다.”
2019 KBO 준플레이오프(준PO)는 ‘박병호시리즈로 흘러가고 있다. 박병호(33)의 연이틀 홈런에 키움 히어로즈가 플레이오프행에 바짝 다가섰다. 하지만 경기 후 만난 박병호는 반성 모드였다.
키움은 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LG트윈스와의 준PO(5전 3선승제) 2차전에서 연장 10회 혈투 끝에 5-4로 극적인 역전 끝내기 승리를 거두며 시리즈 전적 2승을 만들었다. 플레이오프 진출까지는 단 1승만을 남긴 상황이다.
전날(6일) 열린 준PO 1차전에서 0-0으로 맞선 9회말 선두타자로 나와 LG 고우석에 끝내기 솔로포를 때리며 승리의 영웅으로 자리잡았던 박병호는 이날은 팀이 1-4로 끌려가던 8회말 1사 1루에서 LG 두 번째 투수 김대현의 4구째 시속 147km짜리 속구를 공략, 그대로 가운데 담장을 넘어가는 투런포를 때렸다. 비거리 125m 대형홈런이었고, 전날 1차전과 같은 코스였다.
특히 앞선 세 타석에서 LG 선발 차우찬에게 3연타석 삼진으로 물러났기에 아쉬움을 다소 풀 수 있는 홈런이기도 했다. 박병호는 2회 선두타자로 나와 삼진을 당했고, 4회 1사 1루에서도 삼진으로 물러났다. 가장 아쉬웠던 장면은 키움이 1-3으로 뒤진 6회말이었다. 박병호는 1사 2, 3루에서 헛스윙 삼진에 그쳤다.
하지만 박병호가 때린 추격의 투런포는 키움 타선에 기폭제가 됐다. 키움은 9회말 서건창의 적시타로 4-4 동점을 이뤄 경기를 원점으로 돌렸다. 연장으로 이어진 승부에서 흐름은 키움 쪽으로 흘러갔고, 연장 10회말 1사 3루에서 주효상이 2루수 땅볼로 3루 주자 김하성을 불러들이며 5-4, 극적인 역전승을 완성했다.
연이틀 박병호의 홈런은 승리라는 공식이 만들어지기도 했다. 장정석 키움 감독은 준PO 1차전을 마친 뒤 기세를 몰아 이번 포스트시즌은 박병호의 시리즈가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나타냈는데, 현실이 되고 있다.
하지만 경기 후 만난 박병호는 기뻐하면서도 반성하는 기색이 더 강했다. 박병호는 상대 선발 차우찬 선수의 커브에 계속 삼진을 당했는데, 첫 번째와 두 번째는 그렇다 쳐도, 세 번째 타석에서는 1점이라도 내야 하는 상황에서 상대 배터리 볼배합에 당해 아쉬웠다”며 사실 홈런 치고도 기쁘지 않았다. 그래도 마지막까지 찬스 만들고 그런 경기를 따라가게 돼 다행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어제도 말씀 드렸지만, 홈런을 떠나서 중요한 경기에서는 제가 못하면 다른 선수들이 잘해서 이기면 더 좋은 것이다. 선수들이 끝까지 열심히 해서 고맙고, 자칫 안 좋을 수 있는 분위기를 다른 선수들이 메워줬다. 물론 홈런이 발판이 됐다면 좋은거다”라고 덧붙였다.
홈런은 역시 노렸던 공이었다. 전날 고우석에게 때린 공도 빠른 공이 높게 들어왔다. 홈런을 때린 김대현의 공도 마찬가지였다. 박병호는 슬라이더 3개가 연속으로 들어왔다. 유강남 선수가 사인 냈는데 (김대현이) 싫다고 하길래 변화가 있을 거라 봤다. 노림수였다”며 홈런이라고 생각하진 않았다. 타구가 어제보단 안 나갔다. 사실 넘어가고, 안 넘어가고는 상관이 없었다. 점수를 따라가는 상황이었기에 열심히 뛰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다시 반성했다. 박병호는 오늘 만약 졌다면 그 순간이 얼마나 아쉬웠겠나. 상황에 맞게 타격을 해야 했다. 다행히 경기는 이겼다. 다음에는 더 신경 써야 할 것 같다. 물론 분위기 바꿀 수 있는 게 홈런인데 의식하면서 타격하기 보다는 상황에 맞게 해야 한다. 반성해야 할 부분이다”라고 말했다.
홈런은 승리라는 공식, ‘박병호시리즈라는 수식어가 붙었지만, 박병호는 공을 후배들에게 돌렸다. 불펜 투수들이 더 이상 실점 안하면서 따라 갈 수 있는 상황이 만들어졌다. 개인적으로 김웅빈이나 박정음이 보여줬던 중요한 순간 번트, 작전으로 진루하는 과정이 중요했다. 우리가 점수 낼 수 있는 상황에서 어린 선수들이 역할을 해줬고, 결과가 좋았다”고 말했다. jcan1231@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