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분양가 논란에도 서울 청약단지마다 높은 청약경쟁률을 기록하면서 기성 아파트의 거래가격까지 덩달아 오르고 있다. 정부의 가격 안정화 정책 약발 한계로 젊은 수요층 사이에서 서울에서 내 집 마련이 갈수록 힘들어진다는 자조섞인 불만이 나오고 있다.
7일 직방에 따르면 올해 3분기(7~9월) 전국 9억원 초과 아파트 매매거래 비율은 5.3%로 2006년 실거래가 조사 이후 가장 높은 비율을 기록했다. 매매 거래가격 9억원 초과의 거래비율은 지난해 4분기~2019년 1분기 2% 미만에 그쳤으나, 올해 2분기부터 5% 이상으로 증가했다. 이에 비해 4억원 이하 거래 비율은 80% 이하로 줄어들었다.
특히 4억원 이하 아파트의 거래비율 감소는 수도권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난 반면, 9억원 초과 아파트의 거래비율은 올해 2분기 이후 10% 이상 크게 증가했다. 하지만 지방은 여전히 4억원 이하 가격대에서 90% 이상의 거래가 발생하고 있다. 특히 올해 2~3분기 매매 거래가격이 9억원 초과 아파트는 서울에 몰려 있었다.
서울의 9억원 초과 고가 아파트 매매는 주로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에서 이뤄졌으나, 작년부터는 강남3구 외 지역으로 확산되는 모습이다. 올해 3분기에는 강남 3구의 9억원 초과 아파트 매매거래 비율이 가장 낮은 48.1%로 줄었으며, 한강변 지역은 44.2%로 비율이 증가했다. 이들 두 지역을 제외한 기타 지역도 7.8%로 9억원 초과 아파트 거래는 서울 전방위로 확산되고 있다.
이에 비해 지방은 아파트 매매의 절반 이상이 2억원 이하에서 거래되고 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서울은 4억원 이하의 중저가 아파트 매매시장이 빠르게 축소되며 6억원 이상의 아파트 매매가 주도하는 시장으로 변화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정부 정책이 서울이라는 특정 지역만을 타깃으로 집중될 필요는 없지만, 향후 정책 방향을 수립하는데 있어 서울 아파트 매매시장의 구조적 변화를 고려할 필요는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조성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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