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워홈, "캘리스코가 영업 중단 위기 자초"

아워홈이 이 회사의 식자재 공급중지로 영업 중단 위기에 처했다는 외식업체 '캘리스코'의 주장에 대해 반박하고 나섰다. 캘리스코와의 거래는 원래 아워홈에 손실을 입히고 있는 상태인 만큼 중단할 동기가 충분하고, 아워홈과의 거래 중단에 따른 피해를 복구할 만한 충분한 시간을 캘리스코 측에 줬다는 취지다.
아워홈은 고(故) 구인회 LG그룹 창업주의 셋째아들인 구자학 회장이 설립한 종합식품기업이다. 구 회장의 장남 구본성 부회장(62)이 아워홈을 이끌고 있으며, 구 부회장의 셋째 여동생 구지은 대표가 아워홈으로부터 식자재를 공급받는 캘리스코 대표로 있다. 캘리스코는 '사보텐', '타코벨' 등을 80여개 외식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아워홈의 법적 대리인은 2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제50민사부(이승련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공급중단 금지 가처분 신청 심문기일에서 "아워홈은 캘리스코와의 거래에서 이미 손실을 보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앞서 캘리스코 측은 두 회사간의 계약으로 아워홈이 260억원 규모의 매출이 발생했다고 주장했으나 매출과 순이익은 다르다는 취지다. 다만 이러한 주장을 뒷받침할 물증은 제시하지 않았다.
아워홈 측은 또 "계약 중단 시일인 오는 12일을 7~10개월 앞둔 지난 3월에 이미 거래 중단 의사를 표시해 손실에 대비할 충분한 시간을 줬다"며 "그럼에도 준비하지 않아 영업에 지장이 있다면 그건 (캘리스코가) 자초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두 회사는 2011년부터 자동으로 갱신되는 1년 단위 상품 공급 계약을 맺으면서 통보 기한을 계약 만료 시점 2개월 전으로 약속했다.

캘리스코가 사용하는 소스의 배합비를 아워홈이 갖고 있어 거래 중단 시 캘리스코의 영업이 중단될 위기에 놓였다는 주장도 반박했다. 아워홈 측 변호단은 "소스를 만드는 배합비는 캘리스코가 갖고 있다"며 "캘리스코 측이 아워홈에 '소스를 이렇게 만들어달라'고 배합비를 설명하는 이메일을 증거로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캘리스코 측은 이에 대해 "배합비율만 안다고 해서 소스가 제조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실제 완제품 소스를 만들어내는 노하우는 아워홈에 있다고 보는 게 맞다"고 반박했다.
업계에 따르면 아워홈 대주주 일가의 싸움은 경영권 분쟁의 연장선상에 있다. 구지은 캘리스코 대표는 2004년 아워홈에 상무로 입사해 10여년간 경력을 쌓으며 2015년 부사장 자리에 올랐지만 5개월 만에 보직 해임됐다. 구본성 부회장은 2016년부터 아워홈 대표이사를 맡으며 경영에 참여했다. 구 부회장은 둘째 여동생이자 아워홈의 3대주주인 구명진씨로부터 '주주총회를 소집해달라'는 법적 다툼에도 휘말려 있다.
[강인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