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자체몰 키우는 식품社…이커머스 `10원 전쟁` 맞불
입력 2019-10-02 16:08 
한국야쿠르트 모바일 신선마켓 '하이프레시'. [사진 제공=한국야쿠르트]

국내 식품업체들이 자체 온라인몰 육성에 나섰다. 자사 제품에 대한 로열티가 높은 충성고객을 확보할 수 있을뿐 아니라 쿠팡과 11번가 등 기존 이커머스에서 판매하는 것보다 높은 수익성을 가져갈 수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국야쿠르트는 기존 온라인몰 '하이프레시'를 확대 개편했다. 모바일 신선마켓을 콘셉트로 자사 제품뿐 아니라 경쟁사 제품까지 온라인몰에서 판매하는 게 골자다.본죽과 종가집, 농협안심한돈, 메디힐 등의 제품을 직매입해 하이프레시에서 판매한다. 기존 한국야쿠르트의 밀키트 '잇츠온'도 기존 2~3인분 위주에서 1인 가구 맞춤용으로 선보인다.
배송도 강화한다. 하이프레시에서 정기 배송 주문이 접수되면 전국 1만1000여명의 '프레시 매니저'가 집 앞까지 배달한다. 또 서울 일부 지역에 한해 오후 6시부터 11시까지 저녁배송 서비스인 '하이프레시 고'도 실시한다. 정기 배송 주문 고객에게는 10%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한국야쿠르트는 개편된 하이프레시를 통해 기존 오프라인 중심의 채널을 온라인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하이프레시의 지난 8월 기준 회원수는 68만명이다. 매출은 올해에만 8월까지 약 128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약 83% 신장하는 등 매년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기존 온라인몰 'CJ온마트'를 가정간편식(HMR) 전문몰 'CJ더마켓'으로 리뉴얼했다. CJ더마켓 회원 수는 지난해 말 기준 120만명으로 국내 식품업체 자체 온라인몰 중 가장 많다. CJ제일제당의 밀키트 '쿡킷' 카테고리를 추가하고, 중소기업의 HMR 제품도 판매한다.
타임 마케팅도 실시한다. 특정 시간대에 특정 제품을 할인 판매하는 타임 마케팅은 이커머스에서 주로 진행하는 이벤트다. CJ더마켓은 '마켓핫딜' 등을 통해 매일 다른 제품을 20~60% 할인 판매한다. 이밖에 '햇반'과 '스팸' 등 인기 제품에 대해서는 정기배송도 운영한다.
대상 온라인몰 '정원e샵'. [사진 출처=정원e샵]
식품업체 자체 온라인몰 중 가장 큰 두각을 나타내는 곳은 동원F&B의 '동원몰'과 대상 '정원e샵'이다. 동원몰에서는 동원F&B 제품뿐 아니라 CJ제일제일제당, 오뚜기, 농심 등 경쟁사 제품도 판매한다. 2007년 론칭한 동원몰은 지난해 말 기준 가입자수 90만명, 연매출 340억원을 돌파했다. 종합식품 온라인쇼핑몰로 발 빠르게 확장한 게 주효했다는 평가다.
대상은 소규모로 운영하던 자체 온라인몰 '종가푸드샵'을 2012년 '정원e샵'으로 확대 개편하고 타사 제품도 판매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대비 약 40% 성장한 100억원이며, 회원수는 70% 증가한 14만8000여명이다. 2017년 식품업계 최초로 선보인 온라인 전용 브랜드 '집으로ON' 매출은 지난해 110억원으로 론칭 초기보다 267% 급증했다.
대상 관계자는 "정원e샵으로 자체 온라인몰을 리뉴얼 확대하면서 매출과 가입자 수가 모두 증가하는 성과를 거뒀다"며 "온라인 전용 브랜드인 집으로ON 브랜드를 적극 알려 향후 5년 내 연매출 1000억원을 달성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식품업체들이 자체 온라인몰 강화에 나서는 이유는 온라인 시장의 성장세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온라인 쇼핑 시장 규모는 111조8939억원으로 전년대비 22.6% 증가다. 전체 온라인 쇼핑 시장 중 식품 시장은 13조190억원으로 전년대비 28%가량 신장하는 등 성장세에 있다.
이커머스보다 더 높은 수익률을 낼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최근 식품업체들은 중간 도매상을 통하지 않고 직접 쿠팡과 11번가 등 이커머스에 입점해 직접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이커머스 시장이 급격히 커지면서 주요 판매채널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다만 이커머스업계의 초특가 경쟁 때문에 낮은 단가에 납품해 수익성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수준이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자체 온라인몰이 이커머스보다 가격 경쟁력이 떨어져 판매량이 낮은 것은 사실이지만 그럼에도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성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강화하는 추세"라며 "온라인 전용 브랜드와 계열사 연계 마케팅 등으로 경쟁력을 확보하는 게 관건"이라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신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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