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한 비비람을 동반한 제 18호 태풍 미탁의 영향으로 2일 남부지역 곳곳에서 침수와 강풍피해가 잇따랐다. 불과 열흘전 남부지역에 훑고간 제17호 태풍 '타파'의 생채기가 가시기도 전에 올라온 강한 태풍이어서 피해가 가중됐다.
행정안전부와 각 지자체에 따르면 제주에서는 이날 오전 오전 3시 23분께 제주 서귀포시 표선면 한지동 도로상에 갑작스런 폭우가 내리면서 물이 불어 차량이 침수됐다. 차량에 있던 여성 운전자는 순간적으로 고립됐다가 소방대원에게 구조됐다. 또 성산읍 신풍리에서는 강한 돌풍과 폭우로 컨테이너 하우스가 쓰러졌고, 주택과 도로 등이 침수되는 등 40여건의 피해신고가 접수됐다. 이로 인해 3명이 경상을 입어 병원 치료를 받았으며, 8가구에서 25명의 이재민이 발생해 임시 거처에 머무르고 있다. 전남 순천에서는 이날 오전 10시께 순천시 주암면 호남고속도로 주암나들목(IC) 인근에서 빗길에 승용차가 미끄러지는 사고가 발생했고, 여수와 무안 등 남부지역에 교통사고가 속출했다.
하늘길과 뱃길도 모두 끊겼다. 제주에서는 이날 500여편의 항공기 운항이 결항되거나 지연돼 승객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제주를 비롯해 전남 목포·완도·여수 등 섬을 잇는 모든 해상 여객선이 운항을 중단했다. 부산에서도 제주와 일본을 오가는 국내외 해상 여객선이 모두 운항을 멈췄고 부산 연안 항·포구에는 3000척이 넘는 어선들이 안전한 곳으로 피항을 하기도 했다. 또 한라산, 지리산, 내장산 등 21개 국립공원도 이날 출입이 전면통제됐고 전남 목포와 경남 사천 통영 등지에서는 해상케이블카가 휴장에 들어갔다.
가을 유명 축제들도 태풍으로 인해 행사가 잠정 중단되거나 연기가 잇따랐다. 부산에서는 개막을 하루 앞두고 이날 오후 6시 중구 비프광장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 전야제 행사가 전면 취소됐다. 또 지난 1일 개막한 경남 진주의 남강유등축제는 태풍 영향을 받는 오는 3일까지 행사를 전면 중단하고 4일부터 행사를 다시열어 진행키로 했다. 또 지난달 27일 개막한 경남 산청한방약초축제도 이날부터 3일까지 이틀간 축제장을 임시 휴장했다.경북 경주시는 3일 개막하는 신라문화제의 개막일을 하루 연기해 4일 개최키로 하는 하는 등 남부지역 곳곳에서 크고 작은 행사와 축제들이 차질을 빚었다.
태풍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남부지역 지자체들도 비상이다. 제주도를 비롯해 전남도, 광주시, 부산시, 경남도 등 각 지자체에서는 7000여명의 공무원들이 비상근무를 하면서 피해복구 등 긴급상황 대처에 나섰다.
[최승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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