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농어민수당 조례안이 우여곡절 끝에 전남도의회를 통과했다.
전남도의회는 30일 본회의를 열고 농수산위원회가 발의한 농어민수당 조례안을 처리했다.
이날 정의당 이보라미 의원의 제안으로 찬반 토론에 이은 표결 끝에 찬성 47표, 반대 3표, 기권 2표로 조례안이 통과됐다.
이에 따라 내년부터 전남 22개 시·군에 농어민수당이 지급된다.
정의당과 민중당 등 야당과 농민단체가 반발했지만, 더불어민주당은 조례안 처리를 당론으로 정했다.
이번에 통과된 농어민수당 조례는 전국 광역단체 중 처음이다.
조례의 골자는 농어업 경영체 경영주에게 농어민수당을 내년부터 지급하는 것으로, 농업 경영주 21만 9465명, 어업 경영주 2만 3657명 등 24만 3122명을 대상으로 한다.
지급액은 공익수당심의위원회 심의를 통해 결정하도록 했다.
김영록 전남도지사와 22개 시장·군수는 이미 반기별 30만 원씩, 연 60만 원을 지역화폐로 지급하기로 협약해 놓은 상태다. 재정부담은 도비 40%, 시군비 60%이다.
하지만 야당과 농민단체는 지급 대상과 규모를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정의당 이보라미 의원이 대표 발의한 조례안은 연간 120만 원에 모든 농어민을 대상으로 하며, 농민단체와 민중당이 마련한 주민청구조례안은 농민수당을 연 120만 원으로 지급하고 대상은 농민으로 확대했다. 어민의 경우엔 별도 조례제정을 요구하고 있다.
이 의원이 발의한 안과 주민청구조례안의 경우 지급하는 금액이 전남도의회안보다 2배가 많으며, 대상 역시 농어민과 농어업경영체로 차이가 크다.
전남도안의 경우 24만 3000여 명의 경영주에 대해 연 60만 원씩으로 계산하면 총 1459여억 원의 예산이 소요된다.
반면 도의원이 발의한 조례는 총 34만 6000여 명에게 연 120만 원씩, 4173여억 원의 예산을 필요로 한다.
막대한 예산 부담 때문에 지급대상을 농어민까지 확대하기 어렵다는 게 전남도와 전남도의회의 입장이다.
민중당 전남도당과 민주노총 소속 조합원 100여 명은 이날 오전 전남도의회 계단 앞에서 집회를 열고 "도의회가 민의를 무시하고 농어민수당 조례안을 만들려고 한다"며 "조례안 처리를 중단하고 다시 논의하라"고 요구했다.
전남도의회는 이날 농민단체 등과의 충돌을 피하기 위해 모든 문을 봉쇄하고 지하 통로를 통해 출입하고 있다.
[디지털뉴스국 장수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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