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현지시간) 치러진 오스트리아 총선에서 제바스티안 쿠르츠 전 총리(33)가 이끄는 중도보수 성향의 국민당이 1위를 차지했다. 지난 5월 사퇴한 쿠르츠 전 총리가 다시 총리직에 오를 가능성이 커졌다.
출구 조사에 따르면 국민당이 37.2%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중도 좌파 성향의 사회민주당(22.0%)에 앞섰다고 AFP통신이 이날 보도했다. 극우 자유당은 16.0%로 3위였다. 녹색당과 네오스는 각각 14.3%, 7.4%로 그 뒤를 이었다. 특히 지난 2017년 총선에서 한 석도 얻지 못했던 녹색당은 올해 기후 변화 이슈가 전 유럽에 불거지면서 원내 진입에 성공했다.
제바스티안 쿠르츠 전 오스트리아 총리가 29일(현지시간) 빈에서 자신을 향해 환호하는 지지자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 AP 연합뉴스】
단독으로 과반을 차지하지 못한 국민당은 연립정부 구성을 위해 다른 정당과 협상을 시작할 계획이다. 국민당이 녹색당과 네오스 등 3당 연정 또는 중도 좌파 사민당과의 대연정 등 다양한 시나리오가 흘러나오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국민당이 자유당과 다시 손을 잡을지, 녹색당 혹은 사민당과 연정을 꾸릴지 여전히 불투명하다고 전했다. 오스트리아 당국은 30일 부재자 투표 개표를 시작하며 최종 결과는 다음 달 16일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이번 총선은 극우 자유당 소속의 하인츠 크리스티안 슈트라헤 전 부총리의 부패 동영상 파문으로 국민당과 자유당 연정이 붕괴되면서 치러졌다. 슈트라헤 전 부총리가 러시아 측으로부터 자금을 후원받고 이권을 몰아주기로 약속하는 장면이 담긴 동영상이 지난 5월 독일 시사주간지 슈피겔에 의해 공개되자 여론이 악화됐다. 당시 쿠르츠 전 총리는 자유당과의 연정을 끝내겠다고 선언했다.
이번 총선으로 크루츠 전 총리는 두 번째 총리 취임에 가까워졌다. 1986년생인 크루츠 전 총리는 2003년 16세의 나이로 국민당의 하위기구인 청년 국민당에 입당했다. 이후 빈 시의회 의원, 내무부 사회통합 정무차관, 외무장관을 거쳐 2017년 12월 만 31세의 나이로 세계 최연소 총리 자리에 올랐다.
[김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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