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엄포에도 강남 3.3㎡당 1억 찍어

◆ 부동산규제 역풍 ◆
서울 강남 대장주 아파트인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가 3.3㎡당 1억원에 실거래됐다. 29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정보에 따르면 지난달 14일 아크로리버파크 전용 59㎡(24평)가 23억9800만원에 매매 거래된 것으로 나타났다. 3.3㎡당 9992만원으로, 사실상 1억원인 셈이다.
반포·개포동 등 강남 재건축 아파트가 3.3㎡당 1억원에 거래된 적이 있지만 일반 아파트 매매 가격이 1억원을 찍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에 거래된 아파트는 59C㎡ 타입으로 한강 조망이 가능한 희소성 높은 아파트다. 이 단지 전용 59㎡는 총 238가구지만 59C㎡ 타입은 28가구뿐이다.
인근 중개업소들은 "한강 조망이 불가능한 저층 아파트를 제외하면 해당 아파트와 비슷한 가치를 가진 전용 59㎡는 15가구 안팎"이라며 "워낙 희소성이 높은 데다 최근 가격 강세 영향을 받다 보니 신고가를 경신한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한강 조망이 가능한 전용 59㎡는 매물이 단 한 건 나와 있고 호가는 26억4000만원에 달한다.
다른 크기 아파트도 상승세다. 전용 84㎡(34평형)가 지난 7월 32억원에 거래돼 마찬가지로 3.3㎡당 1억원을 목전에 두고 있다. 아크로리버파크가 가격 상승세를 보이는 가장 큰 이유는 새 아파트 선호 현상 때문이다. 정부가 민간 택지 분양가 상한제 도입을 발표한 이후 새 아파트 품귀 현상이 예상되자 수요가 몰리고 있다. 정부는 지난달 12일 재건축·재개발을 비롯한 민간 택지에도 가격 상한선 규제인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하겠다고 발표했다. 이튿날인 13일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한 라디오프로그램에서 "이대로 두면 강남이 3.3㎡당 1억원이 될 판"이라며 "이런 시그널을 막기 위해 상한제를 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저금리 기조로 유동성이 가뜩이나 부동산으로 흘러가는 분위기 속에서 정부 의도와 달리 되레 새 아파트 공급이 줄어들 것이라는 시그널이 강해진 게 문제"라며 "결국 강남 아파트 3.3㎡당 1억원 시대는 예정된 수순이었다"고 말했다.
[이지용 기자 / 박인혜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