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시대 아날로그는 자신의 개성을 보여주면서 공동체란 느낌을 갖게 하는데 아주 유용합니다."
베스트셀러인 '아날로그의 반격'의 저자 데이비드 색스(사진)는 26일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열린 제20회 세계지식포럼에 참석해 이같이 밝혔다.
아날로그의 유용함은 한국에서 유독 자신의 저서가 인기를 끈 이유를 설명해 준다고도 했다.
그는 "제 책이 미국과 캐나다는 물론 중국과 일본 등에서 출판이 됐는데 어느 나라에서보다 한국에서 가장 많이 사랑을 받고 있다"며 "그만큼 한국인들은 디지털 시대에도 아날로그 감성을 계속 찾고 그 유용함을 잘 알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데이비드는 한국을 방문해 아날로그를 추구하는 한국인들의 모습을 목격하며 인상 깊었던 몇몇 장면을 소개했다.
데이비드는 "이태원에 현대카드 뮤직라이브러리가 있는데, 이 곳에서 한 젊은 커플이 턴테이블 앞에 같이 LP레코드판으로 노래를 들었던 장면을 유심히 봤다"며 "같은 음악을 들으며 신나게 얘기를 나누는 그들의 모습 속에서 아날로그 감성을 물씬 느꼈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다.유명 캐릭터 상품 판매 숍에는 플래너와 스티커 등 종이로 만든 제품이 넘쳐나고, 또 이를 찾는 소비자들이 줄을 잇는 모습 속에서 아날로그를 찾는 한국인들의 모습을 많이 엿볼 수 있었다고 했다.
그는 "이들 공간은 단순히 상업적인 공간이 아니다"라며 "아날로그적 사물이 소비자에게 주는 기쁨과 자신의 개성을 동시에 드러낼 수 있는 아날로그적 영감을 주는 공간이다"고 말했다.
[사진=강영국 기자]
데이비드는 디지털 시대 아날로그가 반격할 수 있는 이유로 '사회적 응집력'을 꼽았다. 사회적 응집력이란 인간 관계를 맺고, 교류하며 얻는 즐거움과 공동체의 일원이 된 듯한 느낌으로 요약할 수 있다.그는 사회적 응집력을 얘기하며 갑자기 청중들에게 "세계지식포럼에 왜 오셨냐"는 질문을 던지기도 했다. 집에서 얼마든지 온라인으로 편히 강연을 들을 수 있는 시대에 왜 굳이 오프라인 상의 포럼에 나왔냐는 물음이었다.
자문자답한 데이비드는 "세계지식포럼 현장에 와서 사람들과 얼굴을 맞대고, 강연자와 얘기를 나누며 교류하길 원하기 때문 아니냐"며 "같은 공간에서 지식을 나누는 것만으로도 공동체의 일원이 된 듯한 느낌을 갖는 것이 바로 아날로그가 주는 사회적 응집력"이라고 말했다.
이어 "디지털 기술이 아무리 발전하더라도 결국 기술로는 충족시킬 수 없는 오감 만족에 대한 욕구가 있고, 이는 아날로그에서 충족시킬 수 있으므로 이를 염두에 두고 비즈니스 기회를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디지털뉴스국 방영덕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