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이 판매한 독일 국채 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에서 처음으로 원금 전액 손실이 확정됐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26일 만기인 우리은행의 독일 10년 만기 국채 금리 연계 DLF의 손실률이 98.1%로 확정됐다. 이 상품은 독일 국채 10년물 금리가 -0.3% 아래로 내려가면 손실이 시작되고, -0.6% 밑으로 떨어지면 원금을 모두 잃는 구조다. 독일 국채 금리는 전날 -0.619%까지 떨어지면서 이 상품은 원금을 전액 날리게 됐다.
해당 펀드의 규모는 총 86억원이다. 우리은행이 지난 5월에 판매한 상품으로 만기가 4개월로 상대적으로 짧다. 앞서 지난 19일에 첫 만기가 돌아온 상품은 60.1%의 손실이 났고, 24일 만기인 상품은 63.1%의 손실을 기록했다. 한때 상승세를 탔던 독일 국채 금리가 다시 하락하면서 26일 만기 상품은 전액 손실로 결론난 것이다.
상품 설계에 따라 원금은 전액 손실이지만 만기까지 해당 펀드를 유지했을 경우 1.4%(연 4.2%)의 이자를 받을 수 있다. 또 우리은행이 수취한 운용보수 0.5%도 돌려받는다. 이 때문에 100%가 아닌 98.1%의 손실이 난 것이다. 이에 따라 해당 펀드에 1억원을 투자한 사람은 190만원만 건지게 됐다.
이날 만기가 돌아온 하나은행 판매 DLF 상품의 손실률도 46.1%로 확정됐다. 해당 상품은 영국과 미국 이자율스와프(CMS) 금리를 기초자산으로 한 파생결합상품이다.
한편 우리·하나은행 DLF 투자자들은 법적 대응을 본격화했다. 금융소비자원과 법무법인 로고스는 이날 하나은행 DLF 투자 3건(총 투자원금 16억원), 우리은행 투자 1건(투자원금 4억원)에 대해 은행이 소비자에게 원금 전부와 상품 가입일로부터 최근까지 이자를 배상하도록 요구하는 소송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냈다.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은 소송과 별도로 금융감독원이 준비 중인 분쟁조정위원회 절차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이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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