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위안화 가치가 낮아지면 세계시장에서 우리나라 수출품이 중국 제품보다 비싸져 가격경쟁력이 떨어지게 된다. 때문에 위안화 약세는 우리나라 수출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고 통상 생각하지만, 꼭 그렇지 않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한국은행 경제연구원은 24일 '중국 위안화 환율 변동이 한국 수출에 미치는 영향: 수출품 품질을 중심으로' 보고서에서 "위안화 가치가 낮아지면 중국과 경쟁 관계인 제품 수출은 감소하지만, 보완관계인 한국 제품 수출은 증가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2002∼2014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산업별 수입자료를 활용해 분석한 결과, 위안화 가치가 10% 떨어지면 소재·부품 등 중국 제품과 보완관계가 큰 제품의 대(對) OECD 수출이 0.41% 늘었다. 음식료품처럼 보완관계가 중간 수준인 제품 수출은 0.07% 늘어났고, 보완도가 미미한 제품은 0.002% 증가하는 데 그쳤다. 위안화 약세로 OECD 시장에서 중국 제품의 수요가 늘어나면, 덩달아 우리나라의 일부 수출품에 대한 수요도 자연스레 증가한다는 뜻이다.
반대로 시장에서 중국과 경쟁하는 한국 제품은 위안화가 절하되면 수출에 타격을 받았다.위안화 가치가 10% 낮아지면 의류, 신발 등 중국산과 경합도가 높은 제품 수출이 0.63%까지 줄어들었다. 다만 중국과 경쟁하는 제품이라 해도 한국 제품의 품질이 더 좋으면 위안화 약세에 따른 부정적인 영향을 적게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를 작성한 음지현 한은 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위안화 약세로 인한 부정적인 영향을 줄이기 위해 중국 수출품과 보완관계에 있는 품목의 수출 비중을 늘리는 한편, 수출품 품질향상 노력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김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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