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차 북미정상회담이 가시권에 들어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3일 유엔총회에 참석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언제 만날 것이냐는 질문에 조만간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북미 실무협상에서 어느 정도 진전이 있으면 북한과 세번째 정상회담을 열 수 있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시간으로 24일 아침에 열린 한미정상회담 모두발언과 질의응답에서도 비슷한 견해를 피력했다. 그는 "지켜보자"면서도 "지금 사람들은 3차 북미정상회담이 이뤄지기를 보고 싶어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합의가 이뤄질수도 안 이뤄질수도 있다"면서 "김정은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무엇을 논의할 것인지는 밝히지 않았지만 올해 안에 3차 북미 정상회담을 열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에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에 강경한 태도를 보였던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경질하며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이후 사실상 중단됐던 북핵 협상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보인 바 있다. 이에 북한도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새로운 방법'을 환경하며 실무협상에 나설 뜻을 내비쳤다. 문재인 대통령 역시 한미정상 회담에서 미국과 북한간 비핵화 협상을 지원하고 있어 '연내 3차 북·미 정상회담 개최'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관전 포인트는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이번엔 가시적인 성과를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냐 하는 문제다. 현 시점에서는 예측할 수 있는 게 별로 없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 정상회담에서 대북 제재를 유지할 뜻을 거듭 밝혔고, 북한도 핵을 완전히 포기할 것 같지는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중간에서 적절한 타협점을 찾아야 하는데 쉽지는 않을 것이다.
그동안 미국은 먼저 핵을 포기하고 제재를 풀겠다는 입장이었지만 북한의 요구를 일부 수용해 단계적 비핵화에 합의할 수도 있다. 이를 위해 상징적으로 북한의 체제보장을 선언하는 '당근'도 제기할 것이다. 북미 정상회담이 성공하려면 북한도 진전된 안을 내놓아야 한다. 대선을 앞둔 트럼프 대통령은 어느 때보다 외교적 성과가 절실하고, 김 위원장도 오랜 대북제재로 경제가 피폐해진 만큼 활로를 모색해야 할 상황이다. 양쪽 모두 3차 북미 정상회담에서 반드시 성과를 내야 할 필요성이 있는 만큼 의외의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
[장박원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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