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세기경 경북 경산에 있었던 고대국가인 '압독국(押督國)' 여인의 얼굴이 최첨단 과학기술을 통해 복원됐다.
압독국은 백제의 침입으로부터 신라의 경주를 보호하는 전략적 요충지에 있었던 국가로 압독국의 근거지였던 경산시 압량면 일대에는 지금도 많은 대형 고분과 유물 등이 존재하고 있다.
23일 경북도에 따르면 이번에 복원된 압독국 여인은 1982년 발굴 조사된 지배계급 무덤(임당5B-2호)에 있던 인골을 활용했다. 이 인골은 21세 ~ 35세 정도의 여성으로 고분은 5세기 말 축조된 추정된다.
인골의 얼굴 복원은 영남대 박물관의 주도로 서울가톨릭대 의과대학 김이석 교수팀이 인골의 CT 촬영을 통해 3차원 머리뼈 모델을 완성한 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이원준 박사가 참여해 3차원 피부를 복원했다. 이후 미술가 윤아영 작가가 그래픽 채색 및 사실화 작업을 통해 최종 완성됐다.
압독국 여인의 얼굴 복원은 경북도와 경산시가 공동으로 추진 중인 '압독국 문화유산 활용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추진됐다. 압독국의 다양한 출토 유물과 문화유산 가치 활용을 위해 추진 중인 이 프로젝트는 올해부터 2023년까지 5년간 추진된다. 압독국 여인 얼굴 복원은 이 프로젝트의 첫 사업으로 진행됐다. 경북도와 경산시를 이를 계기로 향후 여성 뿐만 아니라 남성의 인골, 귀족과 순장 계층의 인골, 성인과 어린아이의 인골 등 더욱 다양한 사람의 얼굴을 복원할 계획이다. 또 당시 무덤에 많이 부장했던 상어뼈를 비롯해 각종 생선뼈와 패류, 꿩을 비롯한 조류와 각종 포유류 분석 등을 통해 고대의 제사음식과 유통 경로도 추적할 예정이다.
이번에 복원된 얼굴은 영남대 박물관 특별전 '고인골, 고대 압독 사람들을 되살리다'를 통해 11월 29일까지 공개된다.
김부섭 경북도 문화관광체육국장은 "이번 압독국 사람의 얼굴복원과 인골 연구는 고대국가 사람들의 생활상을 연구하는 데 중요한 초석이 될 것"이라며 "추후 프로젝트 연구 결과물을 관광과도 연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안동 = 우성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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