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에 비싼 금리로 받은 변동·혼합형 주택담보대출을 싼 장기·고정금리로 바꿔주는 서민형 안심전환대출 신청액이 출시한지 7일만에 한도인 20조원을 넘겼다.
22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안심대출 누적 신청은 이날 오전 9시 기준 총 17만4994건, 금액은 20조4675억원으로 집계됐다. 0.1%포인트 더 낮은 금리를 받을 수 있는 온라인 접수에만 금액 기준 87%가 몰렸다.
안심대출은 기존 주담대를 최대 5억원 한도로 10~30년 만기, 최저 연 1.85~2.1%의 고정금리로 바꿔주는 상품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2015~2018년 신규취급액 기준 주담대 평균금리는 3.15%다. 이 시기 대출을 받은 사람이 갈아타면 1.3%포인트 가까이 금리를 낮춰 이자부담을 줄일 수 있는 것이다. '조건(부부합산 소득 8500만원·주택 시세 9억원 이하)만 맞으면 무조건 신청하는게 이득'이라는 인식이 퍼지면서 아직 신청기간이 1주일 더 남았는데도 조기에 한도를 다 채웠다.
금융위는 오는 29일 자정까지 신청을 받은 후 집값이 낮은 순서대로 대상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안심대출 인기에서 확인된 '대출 갈아타기' 열풍은 또다른 정책성 장기·고정금리 대출인 보금자리론에서도 확인된다. 이날 주금공에 따르면 전체 보금자리론 대출 건수 중 다른 대출에서 갈아탄 대환 대출자 비중은 지난해 말 3.5%에서 올해 8월말 21.7%로 급증했다. 올해 초만 해도 이 비중이 5~7%에 그쳤지만 시장금리가 떨어진데 맞춰 보금자리론 금리가 내리막에 접어들자 점차 늘어난 것이다. 실제 보금자리론 금리는 지난 5월 최저 기준(아낌e-보금자리론) 연 2.6~2.85%를 거쳐 이달에는 연 2.00~2.25%까지 떨어졌다. 금액 기준으로도 보금자리론 대환 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작년말 3.2%에서 지난달 말 20.4%로 늘었다.
보금자리론은 주택가격 시가 6억원 이하, 부부합산 소득 7000만원(신혼부부 8500만원, 다자녀 1억원) 이하, 대출한도 3억원 한도의 조건을 갖추면 신규대출과 갈아타기 모두 가능하다. 특히 안심전환대출과 달리 기존 고정금리 대출자도 갈아탈 수 있다. 이 때문에 이번에 안심대출을 신청하지 못한 대출자들이 대안으로 보금자리론으로 더 몰릴 것으로 보인다.
신청 1주일만에 이미 한도를 넘긴 탓에 탈락자가 대거 나올 것이 확실한 만큼 금융당국이 이들을 구제할 수 있는 추가 대출을 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질 전망이다. 실제 지난 1차 안심대출이 출시된 지난 2015년 금융위는 출시 5일만에 한도인 20조원이 접수되자 다시 20조원 규모의 2차 대출을 판매한 바 있다.
일단 금융위는 초과 수요가 생겨도 추가 편성 계획은 현재로선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기존 고정금리 대출자에 대해서는 보금자리론과 별개로 금리 부담을 낮춰주는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다.
[김태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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