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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스튜디오드래곤, 영화사 첫 투자
입력 2019-09-19 17:57  | 수정 2019-09-19 19:47
◆ 레이더 M ◆
CJ그룹 산하 TV드라마 사업을 주도하고 있는 스튜디오드래곤이 처음으로 영화제작사 투자에 나섰다. 국내 영화사 지분 매입을 통해 자체 콘텐츠를 확대하고 미디어 플랫폼으로서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포석이다. 투자업계에서는 최근 카카오M이 영화사 2곳을 연달아 인수하는 등 플랫폼 업체들의 콘텐츠제작사 투자가 확대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1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최근 스튜디오드래곤은 영화 '청년경찰'로 500만 관객을 불러모았던 중견 영화제작사 무비락 지분을 사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4개 계열사를 보유하고 있는 스튜디오드래곤은 그간 드라마 제작과 작가그룹에 대한 투자를 진행해왔으며, 영화사 쪽으로 밟을 넓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IB 업계 관계자는 "그간 TV드라마 시리즈물 위주로 콘텐츠를 제작해온 스튜디오드래곤이 단편영화로 콘텐츠 확대를 시도하는 과정에서 영화사에 대한 투자를 단행한 것으로 안다"며 "CJ가 미디어콘텐츠 투자에 관심이 많고, 지난해 영화 '극한직업'으로 소위 대박을 터뜨리면서 영화사업에 적극적으로 투자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스튜디오드래곤과 손잡은 무비락은 꾸준히 100만명 이상 관객을 모은 영화를 제작하며 실적을 쌓고 있다. 2017년 배우 박서준과 강하늘이 출연해 565만 관객을 모은 '청년경찰'이 대표작으로 거론된다. 이 밖에도 '우아한 거짓말'(2013년), '지금 만나러 갑니다'(2017년), '증인'(2018년) 등으로 수백만 관객을 불러모았다. 지난달에는 배우 정해인·김고은이 주연한 '유열의 음악앨범'을 개봉한 바 있다.
스튜디오드래곤은 최근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우상향 그래프를 그리며 적극적인 콘텐츠 투자를 알리고 있다. 실제 올해 매출은 지난해 3796억원에서 30% 이상 성장한 5000억원을 돌파할 것으로 기대되며,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399억원에서 490억원대로 향상될 것으로 전망된다. 스튜디오드래곤 관계자는 "콘텐츠 질 향상을 위해 크리에이터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며 "자회사로 둔 계열사들이 드라마 작가와 제작 전문가 위주였다면 앞으로는 영화 분야에도 많은 관심을 기울일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그는 "아직 무비락과의 협약 방안이 구체적으로 정해지지는 않았다"고 덧붙였다.
IB 업계에서는 미디어플랫폼 회사들의 콘텐츠 제작사 투자·인수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스튜디오드래곤뿐만 아니라 카카오M도 최근 영화사 2곳을 인수하며 영화 콘텐츠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앞서 카카오M은 영화사 월광과 사나이픽처스 지분을 인수했다. 월광은 '군도:민란의 시대' '공작' '보안관' '돈' 등을 제작했으며, 사나이픽처스는 '신세계' '무뢰한' '아수라' 등으로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플랫폼 경쟁력은 콘텐츠에서 나오는 만큼 상대적으로 영세한 제작사가 플랫폼 업체 투자를 받는 흐름이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전했다.
[진영태 기자 / 박창영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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