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해 초등생 뺑소니 불법체류자` 해외 도주…자진 출국 관리 허점

8살 초등학생을 차량으로 치고 달아난 외국인 불법체류자가 범행 하루만에 공항을 통해 국내를 빠져나가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불법체류자가 국내에서 강력 범죄를 저지른 후 경찰이 범인으로 특정하기 전에 해외도 빠르게 도주할 수 있다는 점에서 불법체류자의 출국 관리에 맹점을 드러냈다.
19일 경남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16일 오후 3시30분 창원시 진해구 용원동 한 2차로에서 한 승용차가 초등학교 2학년 A(8)군을 치고 그대로 달아났다. A군은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으나 뇌출혈 등으로 현재까지 의식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곧바로 뺑소니 승용차를 찾아 나서 사고지점에서 2.1㎞ 떨어진 부산시 강서구 한 고가도로 부근에서 발견했다. 그러나 해당차량은 경찰 조회결과 이른바 '대포차량'으로 드러났고 주변 CCCTV 등을 분석해 운전자가 외국인 남성인 것으로 확인하고 신원확인에 나섰다. 그러나 경찰이 수사에 나서는 동안 가해차량 운전자로 보이는 카자흐스탄 국적의 B(20)씨는 다음날 오전 인천공항에서 출국수속을 마치고 카자흐스탄 접경국인 우즈베키스탄으로 출국했다. 출입국사무소는 현재 불법체류자가 비행기표를 구입해 자진출국 의사를 갖고 공항에 올 경우 기소중지 여부 등을 확인한 후 3년 재입국 금지 등 단서조항을 붙여 별 제지없이 출국시키고 있다. 경찰이 신원을 확인했으나 이미 가해자는 해외도 도주해 버린 것이다.
A씨는 지난해 7월 14일에 30일 단기 체류 비자로 입국한 것으로 나타났다. A씨가 국내에 체류한 14개월간 행적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경찰은 국제형사경찰기구(인터폴), 외교부 등과 수사 공조를 통해 우즈베키스탄으로 달아난 A씨 추적에 나섰다.
A군 부모는 사고 다음날인 지난 17일 청와대 국민청원 등에 "뺑소니범을 잡아주세요, 저희아이를 살려주세요"라는 글을 올리면서 경찰 수사를 촉구한 바 있다.
[창원 = 최승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