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비싸도 잘팔리네…뜨거워진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시장
입력 2019-09-19 15:28  | 수정 2019-09-25 11:02
칼리 스와익 벤앤제리스 아시아 및 뉴마켓 총괄이 19일 서울 마포구 연남동에서 `벤앤제리스` 한국 진출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 = 벤앤제리스]

해외 프리미엄 아이스크림의 국내 진출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한 컵에 4000원이 넘는 고가 임에도 불구하고 소확행(소박하지만 확실한 행복) 트렌드에 따라 자신만의 만족을 추구하는 소비자들이 늘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글로벌 파인트 아이스크림 1위 브랜드 벤앤제리스(Ben&Jerry's)는 19일 서울 마포구 연남동 인근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국내 진출을 공식화했다. 1978년 미국 버몬트주의 한 주유소에서 시작한 벤앤제리스는 전 세계 41개국에 진출해있으며, 미국 내 시장 점유율은 25%에 달한다. 2000년에는 글로벌 식품사 유니레버에 인수돼 자회사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앞서 벤앤제리스는 지난달부터 GS25에서 아이스크림을 테스트 판매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일부 매장에서 품절 사태가 빚어지는 등 소비자들의 공식 출시 요구가 이어지면서 정식 론칭 시기를 한 달가량 앞당겼다. 칼리 스와익 벤앤제리스 아시아 및 뉴마켓 총괄은 "한국에서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며 "하겐다즈와 헤일로탑 등 기존 프리미엄 아이스크림뿐 아니라 디저트 브랜드들과 경쟁하며 시장 크기를 키워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벤앤제리스는 내츄럴 아이스크림을 콘셉트로 성장촉진호르몬(rBGH)을 주입하지 않고 자란 젖소에서 짜낸 우유만을 사용한다. 또 합성향료와 인공색소도 일절 사용하지 않는다. 이 때문에 실제 '민트초코' 아이스크림은 경쟁사 제품과 달리 초록색 빛을 띄지 않는다. 한국에서는 ▲초콜릿칩 쿠키 도우 ▲초콜릿 퍼지 브라우니 ▲바닐라 ▲청키 몽키 등 4가지 맛을 출시한다. 내년 상반기 중으로는 벤앤제리스 전문점도 개점할 계획이다.
벤앤제리스 아이스크림 파인트 및 미니컵. [사진 = 신미진 기자]
벤앤제리스가 일본과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태국에 이어 아시아 5번째 진출국으로 한국을 선택한 이유는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시장의 성장세다. 실제 CU에 따르면 올해(1~8월)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카테고리의 매출은 전년 동기간대비 10.2% 증가했다. 세븐일레븐에서도 프리미엄 아이스크림이 차지하는 비중이 2016년 18.4%에서 올해 23.6%로 5.2%포인트 늘었다.
시장이 커지면서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브랜드도 늘었다. 국내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시장은 하겐다즈를 필두로 허쉬, 매그넘, 나뚜루 등이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7월에는 미국 프리미엄 저칼로리 아이스크림 헤일로탑이 국내에 공식 진출했다. 여기에 벤앤제리스까지 도전장을 던지면서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시장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국내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시장 규모는 2015년 1710억원에서 2017년 1760억으로 꾸준히 성장했다.
다만 높은 가격은 부담이다. 하겐다즈는 편의점에서 파인트 1만1300원, 미니컵은 4200원에 팔리고 있다. 앞서 하겐다즈는 2017년 제품 가격을 최대 14% 가량 인상한 바 있다. 벤앤제리스 가격은 하겐다즈보다 높은 파인트 1만1600원, 미니컵 4600원이다. 이는 아이스크림 전문점 배스킨라빈스(싱글레귤러 기준)보다 1.5배 가량 비싼 수준이다. 헤일로탑 역시 파인트 기준 가격이 1만원이 넘게 책정됐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프리미엄 아이스크림의 판매량이 고가 가격임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증가하는 것은 양보다는 질을 따지는 소비자들이 그만큼 늘어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라며 "떠먹는 파인트 형태에서 바와 콘 형태로 라인업을 확대한 것도 주효하게 작용했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신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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