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이 청년 주거문제를 해결하겠다면서 2016년부터 역점 사업으로 추진해온 역세권 청년주택이 지난 17일 첫 청약에 나선 가운데 이틀만에 1만명 가까이 몰렸다. 임대료가 주변시세 대비 30% 수준으로 싼 공공임대에는 평균 경쟁률이 100대 1로 신청자가 집중적으로 몰렸고, 민간임대도 10대 1 가까운 경쟁률 보였다. 청년주택 임대료가 주변시세와 큰 차이가 없다는 비판이 일부에서 제기된 것과 달리, 시장에선 실수요자들에게 괜찮은 주거상품으로서 관심을 끌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19일 서울시에 따르면 서대문구 충정로3가 72-1 일대 '어바니엘위드더스타일'와 광진구 구의동 587-64 일대 '옥산 그린타워' 등 2곳의 역세권청년주택이 지난 17일부터 이날까지 3일간 입주자 모집을 청약을 진행했다. 18일까지 이틀간 청약 접수 결과 평균 경쟁률이 16.9대 1로 집계됐다. 청약 첫날 경쟁률은 8.5대 1이었다. 최종 경쟁률은 20대 1을 넘을 전망이다. 백윤기 서울시 역세권계획팀장은 "임대료 관련 논란에도 불구하고 모집 첫날부터 많은 신청자가 몰렸다"고 평가했다.
역세권 청년주택은 박 시장이 지난 2016년 대학생과 사회초년생, 신혼부부 등이 높은 주거 임대료 부담에 허덕이는 문제를 해결하겠다며 공급을 약속한 30대 이하 청년 전용 공공주택이다. 현재 서울 전역 15곳에서 공사가 진행중이다.
이번에 최초 공급한 어바니엘위드더스타일은 지하철 2·5호선 더블역세권인 충정로역 바로 앞에 위치했다. 공공임대 49가구, 공공지원 민간임대 450가구 등 총 499가구로 구성됐고, 시공은 중견건설사인 대보건설이 맡았다. 2호선 강변역 인근에 위치한 옥산그린타워는 공공임대 15가구, 공공지원 민간임대 59가구 등 74가구의 소규모 주택으로 옥산종합건축이 시공을 맡았다.
공공지원민간임대도 소득(도시근로자 가구당 월평균소득의 120%인 648만원 이하)과 자산(2억3200만원 이하)을 기준으로 임대료와 보증금이 일반공급 대비 10% 가량 더 저렴한 특별공급(구의동)의 경우 74.1대 1로 신청자가 많았다. 임대료가 주변시세와 크게 다를바 없다는 비판이 제기된 일반공급 공공지원민간임대의 경우 구의동은 평균 10.0대 1, 충정로는 평균 4.6대 1의 경쟁률 기록했다. 공공지원민간임대 임대료는 특별공급은 주변 시세 대비 85%, 일반공급은 95% 수준이다. 구의동 전용면적 16㎡ 기준 특별공급은 보증금 5332만원에 월임대료 35만원, 일반공급은 보증금 5959만원에 월임대료 40만원이다.
서울시가 2016년부터 본격 추진한 역세권 청년주택은 지하철역 등 대중교통 이용이 편리한 입지에 민간자본을 끌어들여 공급하는 준공공임대주택 사업이다. 입주 대상은 19~39세의 대학생·사회초년생 등 청년 1인 가구나 신혼부부다. 서울시가 땅·건물을 보유한 민간사업자에게 용도지역 상향, 세제 혜택 등을 지원한다. 전체 물량의 10~25%는 공공임대 물량으로 확보해 기부채납 하지만, 나머지 물량은 민간 물량으로 채워진다.
서울시는 이번 첫 입주자 모집을 시작으로 올 하반기 총 5개 지역 2112가구에 대한 입주자를 모집할 계획이다. 시는 지난해 2월 발표한 '공적임대주택 5개년 공급계획'을 통해 향후 5년간 역세권 청년주택 총 8만가구를 공급하겠다고 목표를 밝힌 바 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초역세권에 지어지는 청년주택은 현대인 생활 패턴에 적합한 주택유형으로 임대료가 좀 비쌀 수밖에 없지만 일반 원룸보다는 훨씬 고품질의 아파트 형태로 돼 있어 청년 주거수준 향상에 도움이 된다"면서 "인센티브를 줘서 앞으로도 많이 지어야 한다"고 말했다.
[최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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