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음원에서 드라마·영화까지…카카오M의 무한확장
입력 2019-09-18 17:25  | 수정 2019-09-18 19:11
카카오M 울타리로 들어온 영화사들의 대표작. 사나이픽처스가 만든 `신세계`(왼쪽)와 영화사 월광이 제작한 `검사외전`.
카카오의 콘텐츠 자회사 '카카오M'의 영역 확장은 어디까지일까. 아이유가 소속된 이 회사는 배우 연예기획사를 인수한 데 이어 최근 영화사 두 곳을 인수하며 드라마, 예능, 영화로까지 콘텐츠 제작 폭을 넓히고 메가 엔터테인먼트사로서 면모를 갖추고 있다.
카카오M은 17일 오후 영화사 월광과 사나이픽처스를 자회사로 편입했다고 밝혔다. 카카오M이 확보한 지분은 영화사 월광이 41%, 사나이픽처스가 81%다. 카카오M 둥지로 들어간 두 회사는 다수 히트작을 통해 한국 영화계에서 입지가 탄탄한 제작사들이다. 영화사 월광에서는 '검사외전' '보안관' '돈'을 비롯해 흥행성 있는 작품을 만들어왔으며, 사나이픽처스는 '신세계'를 필두로 '무뢰한' '아수라' 등 개성 넘치는 영화를 제작해왔다. 영화사 월광 대표는 '범죄와의 전쟁: 나쁜놈들 전성시대' '공작'을 연출한 윤종빈 감독이 맡고 있다.
이로써 카카오M은 대중문화 주요 영역에 모두 손을 뻗치게 됐다. K팝에서는 아이유를 소속 가수로 두고 있을 뿐만 아니라 자회사 스타쉽·플레이엠·문화인·크래커 엔터테인먼트를 통해 인디 뮤지션부터 아이돌까지 아우르는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다. 배우 부문에서는 연초 매니지먼트 숲, 제이와이드컴퍼니, BH엔터테인먼트를 잇따라 인수함으로써 김고은, 이병헌, 이보영, 공유, 공효진, 전도연 등 한류 스타 군단과 함께하게 됐다. 드라마 자회사 메가몬스터는 내년부터 3년간 KBS에 작품을 공급하기로 확정 지었고, 모바일 콘텐츠 제작사 그레이고(옛 크리스피스튜디오)에서는 길이 20분 이내인 쇼트 폼(short-form) 드라마·예능 제작에 집중하고 있다.
콘텐츠 업계에서는 올해 취임한 김성수 카카오M 대표(사진)가 회사의 광폭 영역 확장을 이끌고 있는 것으로 본다. 그가 대표로 재직하던 기간 CJ ENM은 '도깨비' '응답하라' 시리즈 등 초대박 드라마를 여럿 탄생시켰다. 카카오M 대표로 취임한 이래 그는 자사 콘텐츠와 모회사 카카오의 멜론, 카카오톡 등 디지털 플랫폼을 잇는 다양한 연계 사업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콘텐츠 업계에는 카카오M처럼 자회사 설립과 인수·합병(M&A)을 통해 종합 엔터테인먼트 회사로 도약을 꿈꾸는 기업이 급속도로 늘고 있다. 방탄소년단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는 지난해 물적 분할한 플랫폼 기업 비엔엑스와 신규 설립한 출판사 비오리진, 올해 들어 인수한 음악게임 전문회사 수퍼브를 통해 다각화에 박차를 가하는 중이다.
네이버는 지난해 네이버웹툰 산하 스튜디오N을 거점으로 삼아 영화·드라마 기획과 제작에 돌입했다. 네이버웹툰에서 보유 중인 웹툰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해 각종 리메이크작을 내놓는 전략이다. 이 밖에도 CJ ENM, SM엔터테인먼트, YG엔터테인먼트 등이 연예기획업과 영화·드라마·예능을 포괄하는 기업으로 변모하고 있다. 해외에서도 미국 아마존이 자회사 아마존스튜디오를 통해 영화를 제작하고,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아마존프라임으로 시청자들에게 영상을 직접 서비스하고 있다.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는 "카카오M은 CJ ENM과 같은 TV 채널이 없는 상황이라 단기적으로 수익에 강박관념을 갖는다면 드라마·영화 제작 사업에서 성공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관건은 카카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한 콘텐츠 유통 소비가 얼마나 정착되는지에 있다"고 내다봤다. 카카오M 관계자는 "카카오M은 쇼트 폼 콘텐츠 제작 사업을 본격화하고 있다"며 "1020세대를 중심으로 영상 콘텐츠 소비 습관이 변화하고 있는 트렌드를 반영해 모바일 환경에 최적화된 쇼트 폼 콘텐츠로 시장 공략을 가속화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박창영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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