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네타냐후 과반 확보 실패…실각 가능성 높아져
입력 2019-09-18 11:15 
이스라엘 총선이 치러진 17일(현지시간) 베냐민 네타냐후 현 총리가 수도 예루살렘의 한 투표장에서 투표를 하고 있다. [EPA = 연합뉴스]

올해에만 두번째인 이스라엘 조기 총선 출구조사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현 총리의 리쿠드당과 지지 정당들이 정부수립을 위한 과반 의석을 차지하지 못할 전망이다. 이로써 13년이 넘는 최장기 재임 기록을 가진 네타냐후 총리의 실각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
18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전날 치러진 이스라엘 총선 출구 조사 결과 집권 리쿠드당과 중도 청백당이 1당을 놓고 접전을 벌이고 있다. 이스라엘 현지 방송인 채널 12의 출구조사에 따르면 크네세트(이스라엘 의회) 120석중 리쿠드당과 청백당은 각각 33석과 34석을 얻을 전망이다. 청백당은 이스라엘 참모총장 출신 정치가인 베니 간츠를 수장으로 하는 중도계열 정당이다. 이스라엘 텔레비전 앵커인 우디 세갈은 "네타냐후는 졌다. 그러나 간츠는 이기지 못했다"고 박빙 정국을 표현했다. 이 매체는 리쿠드당과 네타냐후를 지지하는 군소정당들이 얻는 의석의 합이 59석으로 정권수립을 위한 과반(61석)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총선 결과가 최종적으로 도출되면 이스라엘 대통령은 정당 대표들과 협의해 연정구성 가능성이 높은 당 대표를 총리 후보로 지명하고 연정 구성권을 준다. 이 총리 후보가 지명 후 42일 내에 정부수립에 실패하면 새 정당 대표가 총리 후보로 지명되거나 조기 총선에 들어간다. 이스라엘은 지난 4월 조기총선을 치렀지만 당시에도 리쿠드당과 청백당이 각각 35석을 얻는 등 교착상태가 이어져 정부수립에 실패하자 이번 총선을 치르게 됐다.
출구조사 결과를 놓고 5선을 노리는 네타냐후 총리의 연임 가능성이 낮아졌다는 분석이 속속 나오고 있다. 선거 직전 팔레스타인과 분쟁 지역인 요르단강 서안 지구를 병합하겠다고 밝히는 등 보수파 결집에 사활을 걸었던 네타냐후 총리가 결국 정부 성립에 필요한 의석수를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를 의식하듯 네타냐후 총리는 출구조사 직후 연설에서 승리 선언을 하지 않았다. 간츠 청백당 대표는 "그(네타냐후) 총리가 패배한 것으로 보이지만 공식 결과를 기다리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최종 결과는 오는 25일에 발표된다.
이가운데 이번 선거에서 8~10석을 얻을 것으로 전망되는 강경 민족주의 정당인 '이스라엘 베이테누당'을 이끄는 아비그도르 리에베르만 전 국방부 장관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향후 리에베르만 전 장관은 지난 4월 총선 이후 리쿠드당과 연정협상에서 초정통파 유대교 신자들에 병역 의무 요구가 거절되자 연정 참여를 거부했다. 그는 이번 선거 직전까지 초정통파 유대교 신자들의 지지세력이 포함된 연정에는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해왔다. 리에베르만 전 장관은 이날 "리쿠드당과 청백당, 이스라엘 베이테누당이 모두 포함된 대통합정부에만 참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간츠 대표가 앞서 부패 혐의로 기소된 네타냐후 총리와의 연정은 없을 것이라고 단언한만큼 '빅텐트'는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중론이다.
[류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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