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라클이 사용자당 40기가까지 인공지능으로 데이터베이스를 관리할 수 있는 클라우드 서비스를 무료로 무기한 제공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데이터베이스 관리 전문기업이지만, 클라우드 사업자로서는 후발주자였던 오라클이 아마존웹서비스(AWS) 등과 같은 기존 사업자들을 추격하기 위해 파격적인 공세를 펼치는 셈이다. 오라클은 또 4만여 오라클 데이터베이스 사용 고객들이 이미 존재하고 있는 한국 시장을 겨냥해 춘천에 2번째 데이터센터를 개소한다고 밝혔다. 오라클은 정책상 데이터센터가 지역에 존재하고 있어야만 최신 소프트웨어들을 공급할 수 있다.
래리 엘리슨 창업자는 또 내년말까지 전 세계에 36개의 데이터 센터를 추가로 개설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현재 오라클은 전 세계에 16개 데이터 센터를 운영하고 있는데 20개를 15개월 내에 추가하기로 한 것이다. 특히 한국에 이미 존재하고 있는 서울 데이터센터 외에 춘천에 추가로 하나를 더 만든다고 이날 발표됐다. 탐송 한국오라클 사장은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는 인프라스트럭쳐는 더 이상 큰 부가가치를 주지 못하는 상태에 왔다"며 "오라클의 경우 데이터베이스 소프트웨어에 강점을 갖고 있었고 한국에 이미 오라클 데이터베이스를 쓰고 있는 고객들이 지배적인 만큼, 이를 활용한 클라우드 서비스가 강점이 있을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오라클에 따르면 클라우드 서비스 1위 사업자인 아마존의 경우 전 세계에 25개의 데이터센터를 운영 중이다.
오라클은 또 마이크로소프트(MS)와 협업을 통해 MS의 애저 클라우드와 오라클의 클라우드를 연동시켰다고 밝혔다. 미국 동부에서 두 기업의 데이터센터 연동이 이미 끝났고 16일(현지시간)부터 런던에서 연동이 시작됐다. 탐송 한국오라클 사장은 "장기적으로 한국도 연동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렇게 되면 MS의 '애저'를 쓰고 있던 이들도 한번의 로그인으로 오라클의 데이터베이스 소프트웨어를 사용할 수 있다. 반면 오라클 클라우드를 쓰고 있던 사람들은 오라클 데이터베이스 위에 올라가 있는 데이터들을 MS의 분석 소프트웨어들로 분석 할 수 있게 된다.
한국오라클 관계자는 "본사에서 실제로 이처럼 광범위하게 오라클 클라우드 서비스를 무료로 공개할지 몰랐다"고 말했다. 오라클은 전통적으로 데이터베이스를 쉽게 관리하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해 온 회사다. 특히 한국에서는 은행 소매사업자 등을 비롯해 약 4만개 정도의 오라클 데이터베이스 소프트웨어 고객사들이 존재하고 있다. 그러나 오라클은 클라우드 서비스 시장에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등에 비해 뒤늦게 진입했기 때문에 클라우드 고객은 6000개 정도로 많지 않았다. 이 때문에 자신의 강점인 데이터베이스 관리와 분석 기능을 기반으로 클라우드 고객 확대에 나서는 것으로 풀이된다.
[실리콘밸리 = 신현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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