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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無투구 끝내기 보크’ 하루 뒤…또 고개 숙인 배영수 [현장스케치]
입력 2019-09-15 19:40  | 수정 2019-09-15 22:30
2019 프로야구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LG 트윈스의 경기가 15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7회말 두산 배영수가 실점 후 아쉬워하며 교체되고 있다. 사진(서울 잠실)=옥영화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서울 잠실) 안준철 기자
두산 베어스 마운드의 베테랑 배영수(38)가 또 다시 고개를 숙였다. 無투구 끝내기 보크를 범한지 채 하루가 되지 못한 시점에서 오른 마운드는 험난했다.
배영수는 15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LG트윈스와의 2019 KBO리그 팀간 14차전에서 팀의 5번째 투수로 출전했다. 하지만 이날도 아웃카운트 하나를 잡지 못하고, 안타 3개에 2실점하며 고개를 숙였다. 두산의 추격 흐름이 꺾이는 순간이었다.
전날(14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배영수는 리그를 대표하는 에이스라는 명성에 흠집이 나는 기록을 남겼다. 상황은 9회말로 SK가 4-6에서 두산 마무리 이형범을 두들겨 6-6 동점을 만들고 1사 1,3루 찬스를 이어가는 중이었다. 두산으로서는 절체절명의 위기였다. 다 이긴 경기를 내주기 일보직전이었다. 8회 2사 후 올라와 30개가 넘는 공을 던진 이형범은 바꿔야 했다. 결국 두산 벤치가 택한 이는 노련한 배영수였다.
그러나 배영수는 공도 못 던지고, 보크로 끝내기 패배의 원흉이 됐다. 1루로 견제 동작을 취하던 배영수를 향해 4심이 모두 보크를 지적했다. 발을 확실히 빼고 견제를 해야 했는데, 배영수의 동작은 애매했다. 배영수와 김태형 두산 감독이 항의했지만, 판정은 바뀌지 않있고, 두산은 허무하게 패하고 말았다. KBO리그 역대 6번째 끝내기 보크이고, 최초의 무(無)투구 보크였다.
하루 뒤 잠실 LG전을 앞두고 배영수는 자신의 잘못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경험 많은 대투수도 잘 해보려고 하다가 실수를 범했다는 게 어이없는 보크의 이유였다. 김태형 감독은 그런 배영수를 감쌌다.
하지만 배영수는 이날 또 다시 고개를 숙였다. 팀이 3-4로 1점 차로 따라 붙던 7회말이었다. 앞서 올라온 권혁이 LG 이천웅과 오지환에게 연속 안타를 맞고 무사 2,3루 위기를 자초한 상황이었다. 여기서 배영수가 마운드에 올라왔다. 전날 어처구니 없는 실수를 만회할 수 있는 기회였다. 그러나 배영수는 날이 선 LG타선을 막아내지 못했다. 이형종에게 우중간을 가르는 3루타를 맞고 승계 주자 2명을 모두 홈으로 불러들였다. 여기까진 권혁의 실점이었다. 이후 김현수에게 2루타, 카를로스 페게로에게 중전 적시타를 맞고 자신이 내보낸 주자 2명도 홈으로 불러들였다. 김현수에게 내준 2루타는 안타로 기록됐지만, 좌익수 김재환의 수비가 아쉬웠다. 다소 뒤에서 수비하던 김재환이 달려나오면서 공을 잡으려다가 다리에 맞고 멀리 굴러가버렸다. 어쨌든 실책이 아닌 안타라 배영수의 자책점이 됐다.
결국 아웃카운트 하나도 잡지 못한 배영수는 마운드를 강동연에게 넘기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9개의 공을 던진 게 전부였다. 배영수가 마운드를 지키는 동안 4점을 더 줘 두산은 LG와 3-8로 져버렸다. 마운드를 내려오는 배영수는 고개를 푹 숙였다.
이날 두산은 4-10으로 패하며 2연패에 빠졌다. 경기가 없던 키움 히어로즈에 0.5경기 차로 뒤처지면서 2위 자리까지 내줬다. 그렇게 이틀 연속 배영수는 악몽의 중심에 있었다. jcan1231@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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