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위의 포털 사업자 NAVER의 주가가 거침 없이 질주하고 있다. 불과 석달여 만에 주가 40% 넘게 올랐다. 커머스, 간편결제, 웹툰 등 자회사들의 사업 가치가 주목받기 시작한 데 따른 것이다.
11일 증권가에 따르면 전날 NAVER 종가는 15만500원으로 3개월여 전인 6월 18일 10만6500원 대비 41.3%나 상승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가 3.1% 하락한 것을 감안하면 상당히 높은 수치다.
NAVER의 시가총액도 크게 불어났다. 석달 전 17조9647억원이던 NAVER의 시총은 전날 24조8044억원으로 증가했다.
시총 순위도 껑충 뛰었다. 현재 NAVER의 시총 순위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현대차에 이어 4위를 기록하고 있다. 석달 전 14위에서 무려 10계단이나 뛰어오른 것이다. 특히 한달 전 6조원이 넘었던 시총 3위 현대차와의 격차도 2조5000억원 수준으로 줄어 시총 3위 등극도 가시권에 들어섰다.
NAVER의 주가가 최근 이렇게 크게 오른 것은 국내 1위 포털 '네이버'와 일본의 국민메신저 'LINE'에 가려 그동안 관심을 받지 못했던 네이버파이낸셜, 네이버웹툰 등의 사업이 주목을 받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앞서 NAVER는 사내독립기업이던 네이버페이의 사업부 분할과 네이버파이낸셜 설립을 발표했다. 네이버파이낸셜은 오는 11월 분할 이후 기존 핀테크 전략 파트너인 미래에셋대우로부터 5000억원을 투자받을 예정이다. 지난 7월 기준 네이버페이의 월 거래액은 1조4000억원, 월간 결제자수는 1090만명, 인당 결제건수는 4회로 간편결제 사업자 내에서 가장 높은 온라인 쇼핑 거래액을 기록하고 있다. 분사와 투자 유치를 통해 네이버페이는 간편결제 서비스를 넘어 결제데이터와 미래에셋의 금융 노하우 결합을 기반으로 대출, 보험, 투자 등 종합 금융 플랫폼으로 진화될 것으로 보인다.
김소혜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NAVER가 지금 시점에서 '네이버파이낸셜' 분할을 결정하고 금융 사업 확장을 위한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는 이유는 네이버페이의 규모의 경제가 어느 정도 완성됐기 때문"이라며 "월 결제자수 보다 결제 금액 증가 속도가 더 가파르게 올라오는 것은 충성도가 높은 이용자들이 다수 확보됐으며, 이용자들이 생성한 데이터들이 네이버 플랫폼에 더욱 많이 남아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이어 "금융은 커머스와 같이 갈 수밖에 없는 비즈니스다. 국내 온라인 커머스 시장에서 NAVER가 점유율을 지금처럼 지속 확대한다면 금융 사업도 가장 잘 할 수 있는 업체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네이버웹툰도 NAVER의 미래를 이끌 차세대 주자로 떠오르고 있다. 네이버웹툰은 글로벌 월간 이용자는 5800만명, 일간 이용자 1500만명에 달하는 글로벌 1위 웹툰 플랫폼이다. NAVER는 내년 네이버웹툰의 실적을 손익분기점 수준으로 끌어올린 뒤 본격적인 IPO(기업공개) 채비에 나설 계획이다. 증권가에서는 네이버웹툰의 기업가치를 2조원 수준으로 분석하고 있다.
윤을정 신영증권 연구원은 "온라인·모바일 콘텐츠 시장이 성장함에 따라 네이버웹툰의 성장세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라며 "웹툰 매출은 광고 상품과 유료 콘텐츠 판매를 통해 발생하는데 올 상반기부터 유료 콘텐츠 판매가 확대됨에 따라 수익성 개선이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디지털뉴스국 고득관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