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文대통령 "의혹만으로 임명 않으면 나쁜 선례될 것"
입력 2019-09-09 14:16  | 수정 2019-09-09 14:20

문재인 대통령은 9일 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 배경과 관련, "원칙과 일관성을 지키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조 장관을 비롯, 6명의 장관, 장관급 인사에 대한 임명장 수여 행사에서 이 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인사청문회까지 마친 절차적 요건을 모두 갖춘 상태에서 본인이 책임져야 할 명백한 위법행위가 확인되지 않았는데도 의혹만으로 임명되지 않는다면 나쁜 선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생중계됐다.
장관 임명장 수여식을 생중계한 것은 이번 정부들어 처음이다. 임명장 수여식 계기로 문 대통령이 직접 입장을 밝힌 것도 이번이 처음이었다. 그만큼 이번 사안에 대한 국민적 관심도가 높고 찬반 의견이 극심하게 대립했던 점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6명의 인사에 대해 국회로부터 인사청문 경과 보고서를 송부받지 못한 채 임명하게 됐다"며 "국민들께 송구스럽다"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문 대통령은 "조국 법무부 장관의 경우 의혹 제기가 많았고 배우자가 기소되기도 했으며 임명 찬성과 반대의 격렬한 대립이 있었다"며 "자칫 국민분열로 이어질 수도 있는 상황을 보면서 대통령으로서 깊은 고민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소회를 털어놨다.
문 대통령은 권력기관 개혁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대선 때 권력기관 개혁을 가장 중요한 공약 중 하나로 내세웠고, 적어도 대통령과 권력기관들이 스스로 할 수 있는 개혁에 있어서는 많은 성과가 있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제 남은 과제는 권력기관의 정치적 중립을 보장하고, 국민의 기관으로 위상을 확고히 하는 것을 정권의 선의에만 맡기지 않고 법 제도적으로 완성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저는 저를 보좌하여 저와 함께 권력기관 개혁을 위해 매진했고 성과를 보여준 조국 장관에서 그 마무리를 맡기고자 한다는 발탁 이유를 분명하게 밝힌 바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 의지가 좌초되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며 "이 점에서 국민들의 넒은 이해와 지지를 당부드린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최근 검찰의 업무처리에 대해서도 평가를 내렸다.
문 대통령은 "검찰은 이미 엄정한 수사 의지를 행동을 통해 의심할 여지 없이 분명하게 보여주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검찰은 검찰이 해야할 일을 하고, 장관은 장관이 해야할 일을 해나간다면 그 역시 권력기관의 개혁과 민주주의의 발전을 분명하게 보여주는 일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번 과정을 통해 공평과 공정의 가치에 대한 국민의 요구와 평범한 국민들이 느끼는 상대적 상실감을 다시 한번 절감할 수 있었다"며 "무거운 마음입"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정부는 국민의 요구를 깊이 받들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국민을 좌절시키는 기득권과 불합리의 원천이 되는 제도까지 개혁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고교 서열화와 대학입시의 공정성 등 기회의 공정을 해치는 제도부터 다시 한번 살피고, 특히 교육 분야의 개혁을 강력히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통상 장관 임명장 수여식에는 배우자를 함께 초청했다. 하지만 이날 임명장 수여식에는 6명 모두 배우자 없이 참석했다. 기소된 조 장관의 배우자의 상황을 고려한 조치로 보인다.
[박용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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